지느러미는 어떻게 다리가 되었을까요? 물속에서 시작된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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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기가 물 밖으로 나와 지느러미를 딛고 걷는 모습을 상상하면, 어느 날 갑자기 다리가 생긴 것처럼 느껴집니다. 하지만 화석이 보여 주는 변화는 그보다 길고 복잡합니다. 몸을 받치는 뼈와 관절, 발가락 같은 특징이 한꺼번에 완성된 것은 아닙니다.

데본기의 물고기들 가운데에는 지느러미 안쪽의 뼈가 우리 팔다리와 대응하는 무리도 있었습니다. 이들의 화석을 초기 네발동물과 비교하면, 물속에서 사용하던 구조가 어떻게 달라져 갔는지 살펴볼 수 있습니다. 여기서 다루는 것은 척추동물이 물에서 육지로 생활 범위를 넓힌 역사입니다. 모든 동물 가운데 최초로 땅에 오른 생물의 이야기는 아닙니다.

손목을 닮은 구조가 지느러미 안에 있었습니다

필드박물관에 전시된 틱타알릭 로제아이 화석 복제 표본
틱타알릭의 머리와 몸 앞부분을 보여 주는 전시 표본입니다. 실제 화석을 본떠 만든 복제품이며, 살아 있던 모습을 찍은 사진은 아닙니다. 출처: James St. John / Wikimedia Commons, CC BY 2.0. 제공된 사진·영상은 수정하지 않았습니다.

약 3억 7,500만 년 전의 틱타알릭은 이 변화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동물입니다. 비늘과 지느러미를 지닌 물고기이면서, 납작한 머리와 움직일 수 있는 목 등 네발동물을 떠올리게 하는 특징도 지녔습니다. 서로 다른 특징이 한 몸에 함께 보존되어 있습니다.

특히 가슴지느러미 안쪽에는 어깨와 팔꿈치, 손목 부근에 대응하는 뼈와 관절이 있습니다. 겉에 지느러미살이 남아 있으므로 사람 손을 작게 붙여 놓은 모습과는 다릅니다. 발가락을 가진 발과도 구분해야 합니다.

런던 과학박물관에서 촬영한 틱타알릭 가슴지느러미 화석 복제품
틱타알릭 가슴지느러미의 뼈를 가까이 본 사진입니다. 지느러미 쪽에서 어깨 방향을 본 화석 복제품입니다. 촬영 Richard G. Clegg, 원본 파일 보정 dave souza. 출처: Richard G. Clegg, dave souza / Wikimedia Commons, CC BY-SA 3.0. 제공된 사진·영상은 수정하지 않았습니다.

2006년 가슴지느러미 연구는 틱타알릭이 관절을 굽히고 뻗어 바닥에 몸을 받치는 자세를 취할 수 있었을 것으로 해석했습니다. 보존된 뼈와 관절의 형태가 그 근거입니다. 다만 이것이 오늘날 도마뱀처럼 육지를 자유롭게 걸어 다녔다는 증거는 아닙니다. 얕은 물에서 바닥을 짚는 일과 마른 땅에서 온몸을 지탱하며 걷는 일은 같지 않습니다.

발가락은 처음부터 다섯 개였을까요?

스미스소니언 딥 타임 전시의 아칸토스테가 부분 골격 복제품
아칸토스테가의 부분 골격을 본뜬 복제품입니다. 전시 표본 번호는 USNM PAL 617511입니다. 초기 네발동물의 뼈 구조를 살펴보는 자료입니다. 출처: Neil Pezzoni / Wikimedia Commons, CC BY-SA 4.0. 제공된 사진·영상은 수정하지 않았습니다.

후기 데본기의 아칸토스테가는 발가락이 있는 팔다리를 지녔습니다. 그런데 앞다리에서 확인된 발가락은 여덟 개입니다. 우리 손가락이 다섯 개라고 해서 초기 네발동물도 모두 다섯 개였던 것은 아닙니다.

1990년 연구는 아칸토스테가의 앞다리 여덟 발가락, 이크티오스테가의 뒷다리 일곱 발가락을 보고했습니다. 연구진은 팔다리의 형태를 바탕으로, 발가락이 있는 다리가 물속 생활에 먼저 쓰였을 가능성을 제안했습니다. ‘다리가 있으니 이미 육상 동물입니다’라고 단순하게 나눌 수 없는 이유입니다.

아칸토스테가에서는 물속 호흡과 관련된 아가미 구조도 연구되었습니다. 1991년 화석 분석은 물고기와 닮은 내부 아가미의 흔적을 근거로, 초기 네발동물이 완전한 육상 생활자였다는 생각에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발가락, 호흡, 몸을 받치는 능력은 각각 따로 살펴야 하는 특징입니다.

다리가 있어도 걷는 방법은 달랐습니다

모스크바 고생물박물관에 전시된 이크티오스테가 골격 표본
이크티오스테가의 골격 전시 사진입니다. 뼈가 어떤 자세로 이어지고 관절이 얼마나 움직이는지는 이동 방법을 연구하는 단서입니다. 출처: OlegTarabanov / Wikimedia Commons, CC BY-SA 3.0. 제공된 사진·영상은 수정하지 않았습니다.

이크티오스테가도 후기 데본기의 초기 네발동물입니다. 팔다리와 튼튼한 몸통을 보면 오늘날의 도롱뇽처럼 걸었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뼈의 생김새만 비슷하다고 움직임까지 같은 것은 아닙니다.

2012년 연구는 화석을 바탕으로 삼차원 모형을 만들고 관절이 움직일 수 있는 범위를 비교했습니다. 그 결과 이크티오스테가는 오늘날 많은 네발동물이 하는 것처럼 팔다리를 번갈아 내딛는 전형적인 걸음걸이를 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았습니다. 땅에서 이동했다면 그 방법도 지금 익숙한 동물과 달랐을 수 있습니다.

이런 연구는 뼈만 보고 자세를 마음대로 정하지 않습니다. 관절끼리 맞닿는 모양과 가능한 회전을 살펴 움직임을 추정합니다. 그래도 근육과 피부가 모두 남은 것은 아니므로, 실제 행동을 직접 관찰한 기록과는 구분해야 합니다.

지금의 북극에서 따뜻했던 물가를 찾습니다

랜드샛 7 위성이 관측한 캐나다 엘즈미어섬과 틱타알릭 발견 지역
2000년 랜드샛 7이 관측한 오늘날의 엘즈미어섬입니다. 틱타알릭은 이 섬 남쪽 지역에서 발견되었습니다. 데본기의 풍경을 찍은 영상은 아닙니다. 출처: P. Timon McPhearson / American Museum of Natural History, Landsat 7 자료 / Wikimedia Commons, 퍼블릭 도메인. 제공된 사진·영상은 수정하지 않았습니다.

틱타알릭 화석은 캐나다 북극의 엘즈미어섬에서 발견되었습니다. 지금은 눈과 얼음이 보이는 곳이지만, 데본기에는 대륙의 위치와 기후가 달랐습니다. NASA의 발견 지역 설명은 당시 이 지역이 적도 부근에 있었고 지금보다 따뜻했음을 소개합니다. 오늘의 위도만으로 옛 동물의 생활 환경을 짐작하면 안 되는 셈입니다.

틱타알릭, 아칸토스테가, 이크티오스테가를 이름 순서대로 늘어놓으면 한 동물이 바로 다음 동물로 바뀐 것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화석들은 여러 갈래로 뻗은 계통의 일부입니다. 각각을 우리의 확정된 직접 조상으로 생각하기보다, 다른 특징들이 언제 어떤 조합으로 나타났는지 보여 주는 자료로 보는 편이 정확합니다.

지느러미 속의 관절, 다섯 개보다 많은 발가락, 물속 호흡의 흔적, 독특한 관절 움직임까지. 물과 육지 사이의 변화는 우리가 생각하는 경계선처럼 또렷하게 나뉘지 않습니다. 화석을 한 부분씩 들여다볼수록, 익숙한 팔다리가 오랜 시간에 걸쳐 이어져 온 구조라는 점이 더 흥미롭게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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