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이 긴 공룡이 나뭇잎을 먹고, 등에 커다란 골판을 단 공룡이 땅 위를 걷는 모습은 참 익숙합니다. 그런데 공룡 그림책에 나오는 동물들이 모두 한날한시에 살았던 것은 아닙니다. 공룡이 살았던 시간은 너무 길어서, 그 안에서도 숲과 바다, 대륙의 모습이 여러 번 달라졌습니다.
오늘은 트라이아스기 뒤에 이어지는 쥐라기와 백악기를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공룡이 다양해진 때부터 약 6,600만 년 전 지구에 일어난 큰 변화까지입니다. 아래의 연대는 읽기 편하게 반올림한 값이며, 시대의 경계에 대한 연구가 정교해지면서 조금씩 조정될 수 있습니다.

커다란 공룡만큼, 지구의 모습도 달라졌습니다
쥐라기는 대략 2억 년 전부터 1억 4,500만 년 전까지 이어졌습니다. 하나로 모여 있던 거대한 대륙 판게아가 갈라지면서 바닷길이 넓어졌고, 생물들이 살아가는 터전도 달라졌습니다. 지구 전체가 똑같은 숲이었던 것은 아닙니다. 지금의 북아메리카에는 거대한 모래사막이 펼쳐졌던 때도 있었고, 강이 흐르는 넓은 평야가 생겼던 때도 있었습니다.
쥐라기 후기의 북아메리카에서는 디플로도쿠스와 아파토사우루스 같은 긴 목 공룡, 등에 골판이 있는 스테고사우루스, 육식 공룡 알로사우루스가 살았습니다. 먹는 것과 몸의 생김새가 다른 여러 공룡이 각자의 자리를 차지했던 셈입니다. 오늘날 이들의 흔적은 모리슨층이라고 부르는 암석층에서 많이 발견됩니다. 미국 국립공원관리청의 쥐라기 공룡 설명에서 화석과 당시 환경을 함께 확인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티라노사우루스를 함께 떠올리기 쉽지만, 티라노사우루스와 트리케라톱스가 살았던 때는 훨씬 뒤인 백악기 후기입니다. 공룡이라는 이름으로 한데 묶어 놓으면 가까운 이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수천만 년이라는 긴 시간이 사이에 놓여 있습니다. 미국 자연사박물관의 백악기 안내도 두 공룡을 백악기의 동물로 소개합니다.
백악기에는 꽃이 피고, 공룡의 발자국이 남았습니다
백악기는 대략 1억 4,500만 년 전부터 6,600만 년 전까지입니다. 공룡들이 계속 다양해지는 동안 식물의 세계에도 중요한 변화가 생겼습니다. 꽃을 피우는 식물의 화석이 나타나고, 시간이 흐르면서 그 종류가 늘어났습니다. 오늘날 우리가 보는 꽃밭이 갑자기 완성된 것은 아닙니다. 긴 시간에 걸쳐 식물과 곤충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달라진 것입니다.
대륙의 모습도 지금과 달랐습니다. 백악기의 북아메리카에는 한때 대륙 안쪽을 가로지르는 넓은 바다가 있었습니다. 공룡들이 걸어 다니던 육지 옆으로 바다가 들어왔다가 물러나기도 했습니다. 이런 환경 변화는 미국 국립공원관리청의 백악기 자료에 정리되어 있습니다.

공룡을 알아가는 단서는 뼈뿐만이 아닙니다. 진흙 위를 걸어간 자국이 퇴적물에 덮이고 굳으면 발자국 화석으로 남을 수 있습니다. 발자국의 모양과 간격을 살펴보면 어떤 동물이 어떻게 움직였는지 추정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다만 발자국 하나만으로 공룡의 정확한 종이나 당시 행동을 모두 알아낼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약 6,600만 년 전, 거대한 충돌이 일어났습니다
오랫동안 이어지던 공룡의 세계는 백악기 끝에 큰 위기를 맞았습니다. 커다란 소행성이 지금의 멕시코 유카탄반도 부근에 충돌한 것입니다. 그 흔적을 칙술루브 충돌구라고 부릅니다. 지금은 퇴적물 아래에 많이 묻혀 있어, 위성 사진에서 거대한 구덩이 모양이 그대로 보이는 것은 아닙니다.

충돌은 땅과 바다를 뒤흔들고 쓰나미를 일으켰습니다. 하늘 높이 올라간 먼지와 작은 입자들은 햇빛을 가렸고, 지구의 기온과 생물이 살아가는 환경에 큰 변화를 일으켰습니다. 식물이 햇빛을 충분히 받지 못하면, 식물을 먹는 동물도 먹이가 줄어듭니다. 그 동물을 먹는 동물에게도 영향이 이어집니다. 거대한 몸집과 날카로운 이빨만으로는 이런 먹이사슬의 흔들림을 막을 수 없었습니다. NASA의 칙술루브 설명에서도 충돌과 그 뒤의 환경 변화를 소개합니다.
이 대멸종 때 새를 제외한 공룡들이 사라졌습니다. 익룡과 여러 바다 생물도 큰 피해를 입었습니다. 다만 익룡이나 모사사우루스 같은 동물을 모두 공룡이라고 부르지는 않습니다. 같은 중생대에 살았더라도 서로 다른 무리입니다. 충돌이 대멸종의 핵심 원인이라는 강한 증거가 있으며, 당시 화산 활동과 기후 변화가 더한 영향은 계속 연구되고 있습니다.
공룡의 이야기는 새에게도 이어져 있습니다
공룡이 전부 사라졌다고 말하면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을 놓치게 됩니다. 새는 작은 수각류 공룡 무리에서 진화했으며, 분류상 공룡에 속합니다. 쥐라기에는 이미 깃털을 지닌 초기 새들이 살고 있었습니다. 하늘을 날았던 익룡이 새로 바뀐 것은 아닙니다. 익룡과 새는 서로 다른 계통에서 비행 능력을 발달시켰습니다. 쥐라기의 새와 익룡에 관한 설명을 보면 그 차이를 알 수 있습니다.

커다란 공룡들이 사라진 뒤에도 지구의 생명은 끊어지지 않았습니다. 살아남은 새와 포유류, 식물과 여러 생물이 달라진 환경에서 삶을 이어갔습니다. 길가의 작은 새를 바라볼 때, 아주 먼 공룡 시대와 이어진 생명의 한 갈래를 보고 있다는 생각을 해보셔도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