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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구가 거대한 눈덩이가 되었던 때가 있었을까요?

    지구본에서 바다는 파랗게 보입니다. 그런데 그 파란 부분을 얼음이 넓게 덮었던 때가 있었다면 어땠을까요? 북극이나 남극만 추웠던 이야기가 아닙니다. 지구의 오랜 역사에는 적도 가까이까지 빙하가 내려왔음을 보여주는 흔적이 남아 있습니다.

    이런 극심한 추위를 설명하는 생각을 눈덩이 지구, 또는 스노볼 어스 가설이라고 부릅니다. 이름만 들으면 바닷속까지 통째로 얼어붙은 구슬이 떠오르지만, 연구에서 주로 따지는 것은 지표와 바다 표면의 얼음입니다. 얼음 아래 액체 상태의 바다가 남는 것과도 양립할 수 있습니다.

    북극 바다 위에 넓게 퍼져 있는 흰 해빙 조각
    오늘날 북극해의 해빙 사진입니다. 바다 표면을 덮는 얼음을 이해하기 위한 자료로, 고대 지구를 촬영한 장면은 아닙니다. 촬영: Eric Regehr / USFWS, Public Domain. 사진 출처

    공룡보다 훨씬 오래전의 추위입니다

    산소가 공기에 쌓이기 시작한 큰 전환은 약 24억 년 전 무렵이었습니다. 오늘 살펴볼 추위는 그보다 훨씬 뒤인 약 7억 2천만 년 전부터 6억 3천5백만 년 전 사이의 이야기입니다. 두 사건 사이에는 아주 긴 시간이 있습니다. 산소가 생긴 직후 지구가 곧바로 이렇게 얼었다는 뜻은 아닙니다.

    이 시기를 크라이오제니아기라고 부릅니다. 그 안에는 크게 두 차례의 심한 빙하기가 알려져 있습니다. 한겨울 몇 달을 견디는 정도와는 비교할 수 없는 긴 변화입니다. 당시에는 공룡도, 지금처럼 땅을 덮은 숲도 없었습니다.

    산 사이를 채우고 균열이 나 있는 셰퍼드 빙하의 역사 사진
    1913년에 촬영한 미국 몬태나의 셰퍼드 빙하입니다. 육지의 빙하 형태를 보여주는 비교 자료이며, 크라이오제니아기의 흔적 자체는 아닙니다. 촬영: W. C. Alden / USGS, Public Domain. 사진 출처

    얼음이 늘면 더 추워질 수 있습니다

    햇볕 아래에서 어두운 옷이 더 뜨겁게 느껴진 경험을 떠올려 보세요. 지표도 빛을 얼마나 흡수하고 되돌려 보내는지에 따라 받는 열이 달라집니다. 눈과 얼음은 어두운 바다보다 햇빛을 많이 반사합니다.

    추워져서 얼음이 넓어지면 지구가 흡수하는 햇빛이 줄고, 그러면 더 추워져 얼음이 다시 넓어질 수 있습니다. 서로를 밀어 주는 이런 과정을 얼음과 햇빛 반사의 되먹임이라고 설명합니다. 다만 이것만으로 모든 시작 원인이 밝혀진 것은 아닙니다. 대륙의 위치, 바닷물의 흐름, 온실가스의 양 같은 조건도 함께 살펴야 합니다. 얼음의 반사와 고대 기후 모형에 관한 설명

    지나간 빙하는 바위에 흔적을 남깁니다

    빙하는 가만히 놓인 얼음덩어리가 아닙니다. 천천히 움직이며 돌과 흙을 운반하고, 바닥의 암석을 긁기도 합니다. 얼음이 사라진 뒤에는 긁힌 자국이나 운반된 퇴적물이 남을 수 있습니다. 바위가 오래전 풍경의 일부를 기억하는 셈입니다.

    빙하가 지나가면서 암석 표면에 남긴 길쭉한 긁힌 자국
    빙하가 남기는 긁힌 자국의 실제 모습입니다. 고대 눈덩이 지구의 증거를 직접 촬영한 사진이 아니라, 흔적이 생기는 방식을 이해하기 위한 자료입니다. 제공: USGS, Public Domain. 사진 출처

    고대의 극심한 빙하기를 연구할 때는 이런 빙하 퇴적물뿐 아니라 암석 속 자성의 방향도 함께 살핍니다. 그 방향은 암석이 형성될 당시의 위도를 추정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따뜻했을 법한 낮은 위도에 빙하가 있었다는 해석이 눈덩이 지구 논의의 중요한 출발점입니다. 하나의 자국만 보고 지구 전체가 얼었다고 결론 내리는 것은 아닙니다.

    모든 바다가 빈틈없이 덮였을까요?

    여기에는 아직 논의가 남아 있습니다. 바다 표면이 거의 전부 얼음에 덮였다는 설명도 있고, 일부 지역에는 열린 물이 남았다는 설명도 있습니다. 어느 시기와 지역을 살펴보는지, 모형에 어떤 조건을 넣는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2026년에 발표된 한 연구는 약 7억 1천7백만 년 전부터 6억 6천만 년 전 무렵의 긴 빙하기 안에서도, 매우 추운 상태와 따뜻한 상태가 반복됐을 가능성을 제시했습니다. 기후와 탄소 순환을 함께 계산한 결과입니다. 오래 추웠다는 기록을 한 번도 녹지 않은 얼음으로만 해석할 필요는 없다는 제안이지만, 이것을 확정된 당시 풍경으로 받아들여서는 안 됩니다. 2026년 연구진의 설명과 논문 링크

    북극 해안 평야 앞의 바다와 해빙
    오늘날 북극 해안의 해빙입니다. 얼음과 물의 분포를 생각해 보기 위한 비교 사진이며, 고대에 열린 바다가 얼마나 있었는지를 증명하는 사진은 아닙니다. 제공: USFWS, Public Domain. 사진 출처

    생명이 이 추위를 어떻게 견뎠는지도 중요한 질문입니다. 2019년의 한 연구는 빙하 아래에서 나온 산소를 포함한 녹은 물이 일부 바다에 생명체의 서식 공간을 유지했을 가능성을 제시했습니다. 철질 퇴적물의 화학적 단서를 이용한 해석입니다. 모든 바다가 살기 좋았다는 뜻은 아니며, 제한된 장소가 생명의 피난처가 되었을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빙하 아래 녹은 물과 생존 환경에 관한 연구

    얼음을 녹이는 데도 긴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추운 시기에도 지구 내부의 활동이 모두 멈추지는 않습니다. 화산과 지구 내부에서 나오는 이산화탄소가 공기에 쌓이면 온실효과가 강해질 수 있습니다. 얼음이 물러나는 과정을 설명하는 중요한 생각 중 하나입니다.

    물론 화산이 한 번 터져 얼음을 단번에 녹였다는 뜻은 아닙니다. 이산화탄소가 공급되는 속도와 암석의 풍화로 제거되는 속도를 긴 시간에 걸쳐 함께 봐야 합니다. 앞서 소개한 2026년 연구도 이 두 과정의 균형이 달라지면서 얼고 녹는 변화가 반복됐을 가능성을 살폈습니다.

    하와이 킬라우에아 분화구에서 올라오는 화산 가스 기둥
    2008년 하와이 킬라우에아의 화산 가스입니다. 기둥에는 수증기와 여러 가스, 미세 입자가 섞여 있으며 이산화탄소 자체가 하얗게 보이는 것은 아닙니다. 고대 해빙 과정을 촬영한 장면은 아닙니다. 제공: USGS, Public Domain. 사진 출처

    눈덩이 지구를 알아갈수록 “얼마나 추웠을까”만큼이나 “그 속에서 생명이 어떻게 이어졌을까”가 궁금해집니다. 오래된 암석과 작은 생명의 흔적은 그 질문에 조금씩 답을 보탭니다. 지금의 푸른 바다가 늘 같은 모습으로 이어진 것은 아니라는 사실도 새삼 느끼게 됩니다.

  • 지구의 공기에는 어떻게 산소가 생겼을까요?

    숨을 크게 들이마셔 보세요. 눈에 보이지 않는 공기가 들어오고, 그 안의 산소가 우리 몸에서 쓰입니다. 너무 익숙해서 잊기 쉽지만, 지구의 공기가 처음부터 지금 같았던 것은 아닙니다.

    바다가 생기고 작은 생명들이 살아가기 시작한 뒤에도, 공기 중에는 우리가 호흡에 사용하는 산소 분자, 즉 O₂가 아주 적었습니다. 생명이 먼저 자리 잡고, 오랜 시간이 흐른 뒤 공기의 모습까지 바뀐 셈입니다. 그 변화의 중심에는 커다란 숲이 아니라 눈에 잘 보이지 않는 미생물이 있었습니다.

    위성에서 관측한 물 위의 청록색 시아노박테리아 분포
    오늘날 시아노박테리아가 퍼진 모습을 위성으로 관측한 영상입니다. 고대 바다를 촬영한 사진은 아닙니다. 제공: NASA, USGS 자료 페이지. 사진 출처

    아주 작은 생명이 햇빛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시아노박테리아는 햇빛을 이용해 살아가는 세균입니다. 이름은 낯설지만, 물속에서 광합성을 하는 작은 생물이라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우리가 흔히 부르는 남세균이 바로 이 무리입니다.

    이들은 빛의 에너지로 물과 이산화탄소를 이용해 몸에 필요한 유기물을 만들고, 그 과정에서 산소를 내놓습니다. 잎이 있는 나무가 나타나기 훨씬 전에도, 미생물이 이런 일을 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다만 광합성이라고 모두 산소를 만드는 것은 아닙니다. 산소를 내놓지 않는 방식의 광합성도 있어서 둘을 구분해야 합니다.

    현미경으로 관찰한 현대 시아노박테리아 군체와 주변의 작은 세균
    현미경으로 들여다본 오늘날의 시아노박테리아 군체입니다. 형광을 이용한 관찰 사진으로, 맨눈에 보이는 색과는 다릅니다. 고대 미생물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는 자료는 아닙니다. 촬영: Barry Rosen / USGS, Public Domain. 사진 출처

    언제 처음 산소를 만드는 광합성이 시작됐는지는 아직 연구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오래된 암석에는 단서가 남아 있지만, 그 단서를 만든 생물과 당시 환경을 정확히 알아내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날부터 산소가 생겼습니다”처럼 하나의 날짜로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산소가 생겨도 공기에 바로 쌓이지는 않았습니다

    수도꼭지를 틀어도 배수구가 열려 있으면 물이 쉽게 고이지 않습니다. 산소도 만들어지는 양만큼 공기에 남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바닷물과 암석 속의 여러 물질이 산소와 반응하면서 산소를 소비했기 때문입니다. 이 비유에서 배수구는 하나의 장소가 아니라, 산소를 없애는 여러 반응을 뜻합니다.

    철은 그 이야기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오늘날 철이 산소와 반응해 녹이 생기는 것처럼, 고대 바다에 녹아 있던 철도 산화되면서 물에 잘 녹지 않는 물질로 바뀔 수 있었습니다. 이런 물질이 바닥에 쌓인 기록을 오래된 암석에서 살펴볼 수 있습니다.

    붉은 층과 어두운 층이 번갈아 나타나는 미네소타 줄무늬 철질 암석
    약 26억 9천만 년 전 형성된 미네소타의 줄무늬 철질 암석입니다. 오래된 바다의 화학 변화를 살펴보는 자료 중 하나입니다. 촬영: James St. John, CC BY 2.0 / USGS 자료 페이지. 사진 출처

    그렇다고 줄무늬 철질 암석 하나만 보고 당시 공기 중 산소의 양을 곧바로 알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철을 산화시키는 과정에는 여러 가능성이 있습니다. 과학자들은 서로 다른 암석의 성분과 나이를 함께 비교하며 과거의 환경을 추적합니다.

    약 24억 년 전, 공기의 변화가 뚜렷해졌습니다

    지구 역사에서 공기 중 산소가 지속적으로 늘어나기 시작한 큰 전환을 대산화 사건이라고 부릅니다. 대략 24억 년 전 무렵의 변화로 설명하지만, 연구에서 다루는 시작과 끝의 범위는 조금씩 다릅니다. 이름에 “사건”이 들어가도 어느 날 갑자기 세상이 뒤집힌 일은 아닙니다. 오랜 시간에 걸쳐 진행된 변화입니다.

    그보다 앞선 시기의 암석에서도 일부 바다에 산소가 있었음을 보여주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바다의 어떤 곳에 산소가 있는 것과, 지구 전체의 대기에 산소가 계속 남는 것은 다른 이야기입니다. 얕은 바다에서 시작된 변화가 공기의 큰 변화로 이어지기까지는 여러 조건이 맞아야 했습니다. 관련 연구 소개와 원논문 링크

    현미경에서 보이는 실 모양의 현대 시아노박테리아 Aphanizomenon
    실처럼 이어진 오늘날의 시아노박테리아입니다. 작은 생물도 여러 형태로 살아갑니다. 고대 바다의 생물을 직접 촬영한 사진은 아닙니다. 촬영: Barry H. Rosen / USGS, Public Domain. 사진 출처

    여기서 기억할 점은 산소가 늘기 시작했다고 바로 지금처럼 숨 쉬기 좋은 공기가 된 것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이후에도 산소의 양은 긴 시간에 걸쳐 달라졌습니다. 암석의 화학 성분과 계산 모형을 이용해 당시 산소 수준을 추정하지만, 정확한 양에는 불확실성이 남아 있습니다. 고대 대기 산소 수준을 다룬 연구

    바다의 작은 생명은 지금도 산소를 만듭니다

    이 이야기를 먼 옛날 일로만 생각할 필요는 없습니다. 지금도 바다의 식물성 플랑크톤과 광합성을 하는 세균들이 산소를 만듭니다. 오늘날 지구에서 일어나는 산소 생산의 대략 절반은 바다에서 이루어지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다만 “바다가 산소를 만들었다”와 “그 산소가 전부 공기에 더해졌다”는 같은 뜻이 아닙니다. 바다의 생물도 호흡하고, 죽은 생물이 분해될 때도 산소가 쓰입니다. 생산과 소비를 함께 봐야 합니다. 지금 우리가 들이마시는 공기의 산소에는 아주 긴 시간 동안 쌓여 온 역사가 담겨 있습니다. 바다의 산소 생산과 소비에 관한 자료

    현미경으로 관찰한 방사형으로 뻗은 현대 시아노박테리아 군체
    오늘날 호수에서 채집해 관찰한 시아노박테리아입니다. 사진 속 생물을 고대의 산소 생산자와 같은 종으로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촬영: Viviana Mazzei / USGS, Public Domain. 사진 출처

    눈에 잘 보이지 않는 생명이 공기의 역사를 바꿨다는 사실이 인상적입니다. 한 번의 숨에는 지금 주변의 나무와 바다뿐 아니라, 오래전 물속에서 살아가던 작은 생명들의 흔적도 이어져 있습니다. 익숙한 공기가 조금 다르게 느껴지는 이유입니다.

  • 지구의 첫 생명은 어떤 흔적을 남겼을까요?

    바다가 생긴 뒤의 지구를 떠올리면 어떤 풍경이 보이시나요? 물고기가 헤엄치거나 해변에 풀이 자라는 모습이 먼저 생각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주 오래된 지구에서 찾아야 할 생명의 흔적은 훨씬 작습니다. 눈으로는 잘 보이지 않는 미생물과, 그 미생물들이 남긴 암석 속 무늬입니다.

    아주 오래된 얕은 바다와 층이 쌓인 미생물 구조를 표현한 AI 상상도
    오래전 얕은 물가의 미생물 세계를 떠올려 본 AI 상상도입니다. 바다의 색과 화산, 조명은 시각적 연출이며 특정 장소나 생명의 탄생 순간을 복원한 사진은 아닙니다.

    그렇다고 바다가 생기자마자 생명도 곧바로 태어났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물이 머물 수 있는 환경과 생명이 실제로 살아간 환경은 서로 다른 질문입니다. 그 사이에서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알아보려면, 살아 있는 것이 어떻게 시작됐을지 생각하는 일과 오래된 증거를 찾는 일을 함께 해야 합니다.

    처음에는 아주 작은 생명들의 세계였습니다

    초기 생명을 이야기할 때 중심이 되는 것은 미생물입니다. 미생물은 이름 그대로 아주 작은 생물입니다. 몸집이 작아도 주변 물질을 이용하고, 자신을 유지하고, 자손을 남기는 일은 생명에게 중요합니다. 다만 오늘날 볼 수 있는 세균의 모습이 최초 생명과 똑같았다고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최초의 생물이 어떤 구조였는지, 그보다 앞선 단계가 어땠는지는 아직 풀리지 않은 문제입니다.

    광물 알갱이 사이에 모인 단순한 미생물과 얇은 막을 확대한 AI 개념도
    작은 미생물들이 모여 얇은 막을 이루는 모습을 크게 표현한 AI 개념도입니다. 실제 현미경 사진이 아니며 최초 생물의 모양을 확정한 그림도 아닙니다. 색과 크기는 이해를 돕기 위한 연출입니다.

    아주 오래된 생명의 기록을 살펴보면 하나의 생물이 혼자 남긴 흔적보다 여러 미생물이 함께 살았던 자리가 중요한 단서가 되기도 합니다. 물가에 얇은 미생물 막이 생기고 그 위에 작은 퇴적물이 붙거나 광물이 쌓이면, 시간이 흐르면서 층이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 이런 층이 겹겹이 남은 구조 가운데 대표적인 것이 스트로마톨라이트입니다.

    작은 생명은 돌에 겹겹이 흔적을 남겼습니다

    스트로마톨라이트라는 이름은 조금 길지만, 사진 속 줄무늬를 보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얇은 종이를 여러 장 포개 놓은 것처럼 층이 이어져 있습니다. 미생물의 몸이 그대로 커다란 돌이 된다는 뜻은 아닙니다. 미생물의 활동과 퇴적물, 광물이 함께 만들어 낸 구조가 암석으로 남은 것입니다.

    서호주 필바라 스트로마톨라이트의 겹겹이 굽은 내부 층을 보여 주는 실제 암석 사진
    겹겹이 이어진 층을 자세히 살펴볼 수 있는 서호주 필바라 스트로마톨라이트의 실제 사진입니다. 출처: NASA/JPL-Caltech. 원본 사진과 설명

    호주 서부의 드레서 지층에는 약 35억 년 전 미생물 활동을 살펴볼 수 있는 스트로마톨라이트가 있습니다. 2019년 연구에서는 지표에서 풍화된 부분 아래의 암석을 조사해, 광물 속 유기물과 미생물 막의 잔해로 해석되는 가느다란 흔적을 함께 분석했습니다. 줄무늬 모양만 보는 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무엇으로 이루어졌는지도 확인한 것입니다. Baumgartner 등, 2019년 원 연구

    호주에서 촬영한 약 35억 년 된 스트로마톨라이트 암석의 실제 사진
    USGS가 약 35억 년 된 스트로마톨라이트로 소개한 호주의 실제 암석 사진입니다. 오래전 생명의 흔적을 오늘날의 암석에서 찾습니다. 사진: Beatriz Ribeiro da Luz / USGS, Public Domain. 사진 출처

    여기서 한 가지를 조심해야 합니다. 층이 있는 돌이라고 모두 생명의 흔적은 아닙니다. 생물이 없어도 비슷한 모양이 생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연구자들은 층의 모양뿐 아니라 주변 지층, 광물, 화학 성분을 함께 살펴봅니다. 오래된 돌을 읽는 일은 낡은 일기장에서 글자가 남은 부분과 번진 부분을 구별하는 일과 닮았습니다. NASA의 생명 흔적 조사 설명

    생명이 시작된 곳은 아직 찾고 있습니다

    생명의 출발점을 찾는 연구에서는 깊은 바다의 열수 분출구와 육지의 온천 같은 장소를 살펴봅니다. 물, 광물, 에너지가 만나는 환경이기 때문입니다. 바닷속 열수 분출구는 틈으로 들어간 바닷물이 지하의 열에 데워졌다가 다시 나오는 곳입니다. 오늘날 그 주변에는 화학 반응에서 얻는 에너지를 이용하는 미생물과 그에 기대어 살아가는 생물들이 있습니다. 햇빛이 없는 곳에도 생태계가 이어질 수 있다는 실제 사례입니다. NOAA의 열수 분출구 설명

    검은 분출물이 올라오고 동물들이 붙어 있는 오늘날 바닷속 열수 분출구 실제 사진
    오늘날 열수 분출구의 실제 탐사 사진입니다. 주변의 새우와 게 등은 현재의 생물이며 초기 지구의 동물이라는 뜻은 아닙니다. 검게 보이는 것은 광물 입자를 포함한 분출물입니다. 출처: NOAA Ocean Exploration, 2016 Deepwater Exploration of the Marianas. 사진 출처

    육지의 뜨거운 물가에서도 오래된 단서를 찾았습니다. 2017년 연구는 약 34억 8천만 년 전 드레서 지층의 일부 퇴적물을 온천 환경으로 해석하고, 그곳에서 미생물 활동의 흔적을 보고했습니다. 이것은 당시 그런 환경에서 생명이 살았을 가능성을 뒷받침합니다. 하지만 바로 그곳에서 최초 생명이 탄생했다는 증명은 아닙니다. 살아간 장소를 찾는 것과 맨 처음 시작된 장소를 찾는 것은 다릅니다. Djokic 등, 2017년 원 연구

    오래된 흔적과 생명의 생일은 다릅니다

    약 35억 년 전의 생명 흔적을 찾았다는 말은 생명이 꼭 35억 년 전에 처음 시작됐다는 뜻이 아닙니다. 그보다 먼저 살았던 생물이 있었더라도 흔적이 남지 않았거나 아직 발견하지 못했을 수 있습니다. 더 오래된 암석에서 생명의 흔적이라고 제안된 발견들도 있지만, 암석의 나이와 흔적이 만들어진 원인을 두고 검토가 이어집니다. 최초 생명의 날짜와 장소를 한 문장으로 확정하기 어려운 이유입니다. Dodd 등, 2017년 오래된 열수 퇴적물 연구

    그래서 오래된 지구의 생명을 볼 때는 두 질문을 나누어 생각하면 좋겠습니다. “이곳에서 생명이 살았을까요?”와 “이곳에서 생명이 처음 시작됐을까요?”입니다. 첫 질문에 도움이 되는 증거가 두 번째 질문의 답까지 모두 알려주지는 않습니다.

    생명의 역사를 생각하면 커다란 동물이 먼저 떠오르지만, 아주 오래된 기록은 작은 생명들이 함께 살던 자리로 우리를 데려갑니다. 암석 속 얇은 층과 가느다란 흔적이 남아 있다는 사실이 신기합니다. 작은 미생물의 자취를 하나씩 확인하는 일이, 우리가 살아 있는 지구를 이해하는 데 이렇게 큰 역할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