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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에 돛을 단 디메트로돈은 공룡이었을까요?

    등에 커다란 돛을 달고, 긴 꼬리를 늘어뜨린 동물이 있습니다. 이름은 디메트로돈입니다. 날카로운 이빨까지 보면 공룡이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런데 이 동물은 공룡이 등장하기 훨씬 전, 페름기 전기에 살았던 동물입니다.

    페름기 강가에 서 있는 돛 달린 디메트로돈을 그린 AI 상상도
    AI로 제작한 상상도입니다. 몸 색깔과 조명, 주변 풍경은 시각적 연출이며 실제 모습을 그대로 복원한 사진이 아닙니다.

    디메트로돈을 알아보는 데에는 등의 돛만큼이나 중요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바로 생명의 가계도에서 어느 가지에 놓이는가 하는 점입니다. 낯선 옛 동물을 살펴보다 보면 우리 포유류와도 이어지는 관계를 만나게 됩니다.

    공룡보다 먼저 땅 위를 걸었습니다

    디메트로돈의 이른 종류는 거의 3억 년 전 지구에서 살았습니다. 공룡과 나란히 뛰어다니는 모습을 떠올리기 쉽지만, 서로 살았던 시기부터 다릅니다. 오래전에 멸종했고 몸집이 컸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동물이 공룡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화석을 보면 긴 꼬리와 네 다리, 등 위로 유난히 길게 솟은 뼈가 눈에 들어옵니다. 오늘날 박물관에 전시된 골격은 그 뼈들을 비교하며 몸의 구조를 살펴볼 수 있게 해줍니다. 다만 전시 자세가 살아 있을 때의 모든 움직임을 보여주는 것은 아닙니다.

    독일 카를스루에 자연사박물관의 디메트로돈 전시 골격 옆모습
    돛 아래에는 이렇게 길게 솟은 뼈가 있습니다. 독일 카를스루에 자연사박물관의 전시 골격입니다. 사진: H. Zell / Wikimedia Commons, CC BY-SA 3.0. 표시 크기를 줄였습니다.

    생명의 가계도에서는 우리 쪽 가지에 있습니다

    디메트로돈이 속하는 큰 무리를 ‘단궁류’라고 부릅니다. 처음 들으면 어려운 말이지만, 지금 살아 있는 포유류와 그 옛 친척들을 함께 묶은 이름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사람과 고양이도 이 큰 무리에 들어갑니다.

    공룡은 파충류 쪽 가지에 있습니다. 디메트로돈은 공룡보다 포유류와 더 가까운 친척인 셈입니다. 겉모습이 도마뱀처럼 보이더라도, 몸의 여러 특징과 공통 조상에서 갈라진 관계를 함께 살펴보면 다른 이야기가 드러납니다.

    공통 조상에서 단궁류와 파충류가 갈라지고 단궁류 안에서 디메트로돈과 포유류가 서로 다른 가지에 놓인 단순화한 그림
    디메트로돈과 포유류의 관계를 단순하게 그렸습니다. 많은 가지를 생략했으며 시간이나 진화 속도를 나타내는 그림은 아닙니다. 제작: 코스모스파일. 참고: Angielczyk, 2009.

    그렇다고 디메트로돈이 차례차례 변해서 사람이 되었다는 뜻은 아닙니다. 나무의 가지가 여러 갈래로 뻗듯, 단궁류 안에서도 많은 무리가 서로 다른 길을 걸었습니다. 디메트로돈은 우리의 곧바로 윗세대 조상이라기보다, 아주 먼 옛 친척으로 이해하는 편이 좋습니다. 고생물학자 Angielczyk의 설명도 이런 가지의 관계를 강조합니다.

    큰 이빨과 작은 이빨이 함께 있었습니다

    디메트로돈이라는 이름에는 ‘두 가지 크기의 이빨’이라는 뜻이 담겨 있습니다. 입 안에 크고 작은 이빨이 함께 있었기 때문입니다. 먹이를 붙잡고 살을 찢는 데 알맞은 이빨을 지닌 육식동물이었습니다.

    미국 국립자연사박물관에 전시된 디메트로돈의 두개골과 긴 등뼈 돌기
    두개골과 이빨도 디메트로돈의 생활을 짐작하게 해주는 단서입니다. 미국 국립자연사박물관의 전시 골격입니다. 사진: Jeff Kubina / Wikimedia Commons, CC BY-SA 2.0. 원본 파일에 추가 편집을 하지 않았습니다.

    같은 디메트로돈이라도 종류에 따라 몸집이 달랐습니다. 작은 종류와 큰 종류를 한 가지 크기로 생각하면 실제 다양성을 놓치기 쉽습니다. 화석의 턱과 이빨, 뼈의 크기를 비교하는 일은 이런 차이를 알아내는 데 도움이 됩니다. 이름과 몸의 특징은 하버드 자연사박물관 자료에서도 살펴볼 수 있습니다.

    등의 돛은 무엇을 하는 데 썼을까요?

    디메트로돈의 돛은 등뼈에서 위로 길게 뻗은 돌기들이 받치는 구조였습니다. 부채의 가느다란 살을 떠올리면 모양을 이해하기 쉽습니다. 다만 접었다 폈다 하는 부채처럼 움직였다는 뜻은 아닙니다.

    예전부터 잘 알려진 설명은 체온 조절입니다. 넓은 돛으로 햇빛의 열을 받거나 열을 내보내는 데 도움을 얻었을 것이라는 생각입니다. 하지만 돛을 보고 곧바로 ‘몸을 데우는 난방판이었다’고 확정할 수는 없습니다.

    저녁 햇빛 아래 디메트로돈 등의 돛을 강조한 AI 상상도
    AI로 제작한 상상도입니다. 돛의 색깔과 빛 표현은 상상한 것이며, 돛의 기능을 입증하는 장면은 아닙니다.

    몸 크기에 비해 돛이 얼마나 커지는지 비교한 2010년 연구는, 짝에게 자신을 드러내는 과시 기능과 들어맞는 양상을 보고했습니다. 같은 해 뼈 조직을 살핀 연구 역시 돛의 구조를 자세히 검토했습니다. 이렇게 연구 방법이 달라지면 겉모습만으로는 알기 어려운 단서가 더해집니다. 돛의 크기와 과시 기능 연구 · 등뼈 돌기의 조직 연구

    그래서 돛의 역할은 여러 설명과 근거를 나누어 살펴보는 것이 좋습니다. 그림 속의 선명한 무늬와 색깔도 화석으로 확인된 모습은 아닙니다. 상상도는 옛 생물을 가까이 느끼게 해주지만, 뼈가 알려주는 사실과 상상으로 채운 부분은 구별해야 합니다.

    디메트로돈의 큰 돛은 멀리서도 눈에 띕니다. 하지만 이 동물을 더 흥미롭게 만드는 것은 그 아래에 남은 뼈와 이빨, 그리고 생명의 가계도 속 자리입니다. 공룡처럼 보였던 동물에게서 포유류의 아주 먼 친척을 만나게 된다는 점이 참 신기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