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에 만나는 잠자리는 가느다란 몸과 투명한 날개를 가지고 있습니다. 손을 뻗으면 닿을 듯 가까이 날아오기도 합니다. 그런데 아주 먼 옛날에는 잠자리를 닮았으면서 날개를 펼친 폭이 약 70cm에 이르는 곤충이 살았습니다. 30cm 자 두 개를 나란히 놓고도 조금 더 보태야 하는 길이입니다.
그 주인공이 메가네우라입니다. 약 3억 년 전, 석탄기 후기의 곤충입니다. 이름만 들으면 상상 속 동물처럼 느껴지지만, 바위에 남은 날개의 흔적이 실제로 살았던 생명이라는 사실을 알려 줍니다.

70cm는 몸길이가 아니라 날개를 펼친 폭입니다
큰 곤충을 소개하는 글에서 숫자만 보면 몸통이 70cm나 되었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크기는 왼쪽 날개 끝에서 오른쪽 날개 끝까지의 폭입니다. 몸길이와 날개 폭은 구분해서 살펴봐야 합니다.
프랑스 국립자연사박물관은 프랑스 코망트리에서 발견된 메가네우라 모니이를 소개하며 날개 폭을 70cm로 안내합니다. 같은 자료에는 석탄기 후기, 약 3억 년 전이라는 시대도 표시되어 있습니다. 박물관의 표본 안내를 보면 이 이야기가 어떤 화석에서 시작됐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메가네우라는 흔히 거대 잠자리라고 불립니다. 다만 오늘날 잠자리와 완전히 같은 동물을 크기만 키워 놓은 것으로 생각하면 곤란합니다. 잠자리를 닮은 멸종 곤충 무리에 속하며, 날개의 구조 같은 특징으로 구분합니다.
몸속으로 공기를 보내는 길이 있습니다
이렇게 큰 곤충이 어떻게 숨을 쉬고 날아다녔을까요? 곤충의 몸에는 공기가 드나드는 작은 구멍이 있고, 그 안쪽으로 기관이라는 가느다란 공기 통로가 뻗어 있습니다. 사람처럼 폐로 들어온 산소를 피가 온몸에 나르는 방식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작은 방에 공기를 보내는 일과 넓은 건물 구석구석까지 보내는 일은 조건이 다릅니다. 곤충도 몸이 커지면 산소를 필요한 조직까지 보내는 구조가 중요해집니다. 다만 기관은 그저 가만히 놓인 빨대만은 아닙니다. 몸의 움직임과 공기주머니 등도 공기 이동을 도울 수 있습니다.

2007년 연구에서는 딱정벌레의 몸 크기와 기관 구조를 엑스선 영상으로 비교했습니다. 연구진은 큰 종에서 기관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고, 특히 다리로 이어지는 공간이 제한 요인이 될 가능성을 제시했습니다. 과거에 산소가 더 풍부했다면 이런 공간의 부담을 덜어 큰 몸이 진화하는 데 도움이 됐을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딱정벌레 기관 구조 연구에서 검토한 가설입니다.
산소가 많았다는 설명만으로 충분할까요?
석탄기 후기부터 페름기 초기에는 지금보다 산소가 풍부했던 시기가 있었던 것으로 추정됩니다. 옛 공기를 직접 측정한 값은 아니며, 지질 기록과 지구의 물질 순환을 계산한 모형 등을 바탕으로 알아냅니다. 시대 전체에 산소 농도가 한결같았다고 생각해서도 안 됩니다.
산소와 곤충 크기의 관계를 검토한 2012년 연구는 곤충 화석의 날개 크기 자료를 오랜 시간에 걸쳐 비교했습니다. 옛 시기에는 최대 크기와 산소 수준이 함께 변하는 경향이 있었지만, 이후에는 그 관계가 달라졌습니다. 연구진은 새처럼 날아다니는 포식자의 등장과 발달도 큰 곤충의 크기를 제한했을 가능성을 제시했습니다. Clapham과 Karr의 연구입니다.

현생 곤충의 실험도 단순한 답만 주지는 않습니다. 2014년에는 크기가 서로 다른 잠자리 11종의 비행과 산소 조건을 비교했습니다. 이 실험에서는 큰 종일수록 산소 부족에 더 민감하다는 관계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살아 있는 곤충도 자신의 몸에 맞게 산소 공급 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점을 생각하게 합니다. Henry와 Harrison의 비행 실험에서 살펴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산소가 많으면 모든 곤충이 거대해집니다”라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몸의 구조와 성장 과정, 먹이를 구하고 포식자를 피하는 조건까지 함께 봐야 합니다. 오늘날의 작은 곤충에게 산소만 더 공급하면 메가네우라가 된다는 뜻도 아닙니다.
바위에 남은 날개가 알려 주는 것

화석에서는 날개의 모양과 크기처럼 직접 살펴볼 수 있는 부분이 있습니다. 반면 몸의 색이나 실제 비행 자세, 그 곤충이 거대해진 정확한 이유는 같은 수준으로 확정할 수 없습니다. 박물관의 복원 모형이 이해를 도와주더라도 화석과 상상으로 채운 부분을 구분하는 이유입니다.
70cm라는 숫자는 분명 놀랍습니다. 하지만 그보다 오래 마음에 남는 것은 얇은 날개의 흔적이 수억 년을 지나 지금까지 전해졌다는 점입니다. 바위에 남은 선 몇 줄 덕분에 우리는 지금과 다른 공기와 생명들이 있던 지구를 조금씩 알아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