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의 모든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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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땅 위의 식물은 처음부터 나무였을까요? 실루리아기의 작은 줄기들

    지금의 산에는 나무가 높이 자라고, 그 아래에는 풀과 작은 식물들이 겹겹이 살아갑니다. 이런 풍경에 익숙하다 보니 식물이 처음 땅에 자리 잡았을 때도 작은 숲이 있었을 것처럼 느껴집니다. 하지만 오래된 식물 화석은 훨씬 소박한 모습을 보여 줍니다.

    오르도비스기 뒤에 이어지는 실루리아기에는 갈라진 가느다란 줄기와 그 끝에 달린 작은 주머니를 가진 식물들이 살았습니다. 꽃도, 넓은 잎도 없는 모습입니다. 그 가운데 자주 등장하는 이름이 ‘쿡소니아’입니다.

    웨일스 박물관 소장 실루리아기 쿡소니아 페르토니 화석
    실루리아기의 작은 육상 식물 쿡소니아 페르토니입니다. 가는 줄기가 갈라지는 모습을 찾아보세요. 소장 번호 79.17G.3, Museum Wales 제공 사진입니다. 사진: By permission of Amgueddfa Cymru – Museum Wales / Wikimedia Commons, CC BY-SA 4.0. 제공된 사진은 수정하지 않았습니다.

    작은 줄기 끝에는 무엇이 달렸을까요?

    쿡소니아의 화석에서는 줄기가 두 갈래로 나뉘고, 끝에 포자를 만드는 주머니가 달린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이 주머니를 ‘포자낭’이라고 합니다. 꽃봉오리나 열매처럼 보일 수 있지만, 꽃도 열매도 아닙니다.

    쿡소니아라는 이름으로 묶인 화석들은 크기와 세부 모양이 모두 같지는 않습니다. 몇 센티미터 정도의 작은 몸으로 알려진 종류도 있습니다. 키 큰 나무를 작게 줄여 놓았다기보다, 잎 없는 줄기와 포자낭이라는 단순한 구조를 먼저 떠올리는 편이 좋겠습니다.

    스미스소니언 국립자연사박물관에 전시된 쿡소니아 페르토니 화석
    다른 쿡소니아 페르토니 표본입니다. 줄기의 끝과 갈라지는 지점을 비교해 보세요. 스미스소니언 전시 표본 USNM 298794를 촬영했습니다. 사진: Jonathan Chen / Wikimedia Commons, CC BY-SA 4.0. 제공된 사진은 수정하지 않았습니다.

    2018년 연구에서는 체코에서 나온 약 4억 3,200만 년 전의 쿡소니아 바란데이 화석을 소개했습니다. 연구진은 이 식물의 비교적 굵은 줄기를 근거로, 포자낭을 지닌 몸이 스스로 광합성하며 살아갔을 가능성을 제안했습니다. 줄기 모양은 관찰한 증거이고, 당시의 생활 방식은 그 증거로 추론한 해석입니다. 사진 속 페르토니와 이 연구의 바란데이는 서로 다른 종입니다.

    그렇다면 쿡소니아가 맨 처음이었을까요?

    유명한 초기 식물이라고 해서 지구 최초의 육상 식물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쿡소니아의 줄기 화석보다 앞선 오르도비스기 지층에서도 육상 식물의 것으로 해석되는 포자가 발견됩니다. 몸 전체가 남지 않아도 작은 흔적이 먼저 이야기를 들려주는 셈입니다.

    2003년 오만의 화석 연구는 포자가 모여 들어 있는 아주 작은 식물 조각을 분석했습니다. 포자가 식물의 주머니 안에서 만들어졌다는 증거가 더해지면서, 초기 포자들이 육상 식물에서 왔다는 해석을 뒷받침했습니다. 다만 이 작은 조각만으로 그 식물의 전체 생김새를 모두 복원할 수는 없습니다.

    포자를 만드는 자루와 주머니가 솟아 있는 오늘날의 이끼
    오늘날의 이끼 사진입니다. 가는 자루 끝의 주머니에서 포자가 만들어집니다. 초기 식물의 번식을 이해하기 위한 비교 자료이며, 이 이끼가 옛 식물과 똑같았다는 뜻은 아닙니다. 사진: ceridwen / Wikimedia Commons, CC BY-SA 2.0. 제공된 사진은 수정하지 않았습니다.

    포자는 새로운 세대로 이어지는 데 쓰이는 작은 세포입니다. 씨앗과는 구조와 생활 과정이 다릅니다. 오늘날 이끼나 양치식물도 포자를 만듭니다. 이런 살아 있는 식물을 보면 꽃과 씨앗 없이도 삶을 이어가는 방법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물론 지금의 이끼가 수억 년 동안 아무 변화 없이 남았다고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땅에서 살려면 물을 지키고 옮겨야 합니다

    물속과 땅 위는 생활 조건이 다릅니다. 공기 중에 드러난 몸은 마르기 쉽고, 물의 도움 없이 몸을 받쳐야 합니다. 바닥에서 얻은 물을 몸의 다른 부분으로 보내는 일도 중요해집니다. 작은 줄기 하나가 똑바로 서 있는 모습에도 이런 어려움과 관련된 구조가 담겨 있습니다.

    오늘날 양치식물의 포자낭들이 모여 있는 현미경 사진
    오늘날 양치식물의 포자낭 무리를 확대한 사진입니다. 초기 육상 식물 화석이 아니라, 포자를 만드는 구조를 가까이 보기 위한 비교 자료입니다. 사진: Ilse Anahi Carrasco / Wikimedia Commons, CC BY 4.0. 제공된 사진은 수정하지 않았습니다.

    육상 식물의 역사에서는 수분 손실을 줄이는 표면, 기체를 드나들게 하는 작은 구멍, 물을 이동시키는 조직 등 여러 구조가 중요합니다. 그렇다고 이 모든 특징이 어느 날 한 식물에 한꺼번에 생겼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화석마다 어떤 부분이 실제로 보존되어 있는지를 따로 살펴야 합니다.

    특히 겉모습만으로 물을 운반하는 조직까지 확인했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얇게 자른 암석 속에 식물의 내부 조직이 남아 있으면 훨씬 자세한 비교가 가능합니다. 아래 사진은 실루리아기보다 뒤인 초기 데본기의 라이니아 줄기 단면입니다. 원처럼 보이는 몸 안에도 서로 다른 조직이 구분됩니다.

    초기 데본기 라이니 처트에 보존된 라이니아 줄기의 가로 단면
    라이니아 줄기를 가로로 자른 단면의 현미경 사진입니다. 실루리아기 쿡소니아보다 뒤인 초기 데본기 화석입니다. 식물의 내부 구조를 연구하는 방법을 보여 주는 비교 자료입니다. 사진: Plantsurfer / Wikimedia Commons, CC BY-SA 2.0 UK. 제공된 사진은 수정하지 않았습니다.

    발견되는 지역도 계속 넓어지고 있습니다. 2024년 연구에서는 아르헨티나 린코나다층의 후기 실루리아기 식물 화석들을 보고했습니다. 여러 종류의 초기 식물과 필석이 함께 나온 지층을 분석해 시대와 퇴적 환경을 살폈습니다. 육상 식물의 조각이 바다 쪽 퇴적물에 묻히기도 하므로, 발견 장소가 곧 그 식물이 자란 자리인지는 구분해야 합니다.

    이렇게 포자, 줄기, 주머니, 내부 조직을 하나씩 맞추어 가면 땅 위 식물의 역사가 드러납니다. 실루리아기의 땅을 오늘날의 숲처럼 그릴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가느다란 줄기와 작은 포자낭만으로도 식물이 땅에서 살아가던 모습을 엿볼 수 있습니다.

    발밑의 작은 이끼도 가까이 보면 꽤 복잡한 삶을 가지고 있습니다. 오래된 식물 화석을 보고 나면, 키가 작고 꽃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그 식물을 단순하게 넘겨볼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 풍성했던 바다에서 왜 많은 생명이 사라졌을까요? 오르도비스기 대멸종

    작은 껍데기들이 빼곡한 화석을 보면, 오래전 바다도 꽤 북적였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바닥에는 완족동물과 태형동물이 살고, 물속에는 필석 같은 동물들이 떠다녔습니다. 오르도비스기에는 이렇게 여러 생물의 종류가 크게 늘어났습니다.

    오하이오 웨인즈빌층 석회암에 빼곡히 남은 후기 오르도비스기 완족동물 화석
    후기 오르도비스기 바다에 살았던 완족동물의 껍데기와 조각입니다. 이 표본 자체가 대멸종 순간을 보여 주는 것은 아닙니다. 출처: James St. John / Wikimedia Commons, CC BY 2.0. 제공된 이미지는 수정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그 풍성한 바다가 계속 이어지지는 못했습니다. 약 4억 4천만 년 전, 오르도비스기가 끝나 갈 무렵 바다 생물의 많은 종류가 사라졌습니다. 지구 역사에서 손꼽히는 큰 멸종인 ‘오르도비스기 말 대멸종’입니다.

    연구에서는 당시 해양 생물 종의 약 85%가 사라졌다고 추정하기도 합니다. 이 수치는 바다에 살던 동물 100마리 가운데 85마리가 죽었다는 뜻은 아닙니다. 서로 다른 생물의 ‘종류’가 얼마나 사라졌는지를 나타냅니다. 화석으로 계산한 추정치이므로 정확한 명부처럼 받아들이기보다는, 생물다양성의 손실이 매우 컸다는 뜻으로 이해하면 좋겠습니다. 관련 연구에서도 이 큰 손실을 다룹니다.

    얼음이 늘어나면 바다도 달라집니다

    당시에는 남극 가까이에 놓인 거대한 대륙 곤드와나에 빙하가 크게 발달했습니다. 지금과는 대륙의 위치가 달랐습니다. 오늘날의 남극 풍경을 그대로 옛 지구에 옮겨 놓을 수는 없지만, 넓은 땅 위에 얼음이 쌓인다는 점은 떠올려 볼 수 있습니다.

    NASA 테라 위성이 관측한 현대 남극 스웨이츠 빙하의 적외선 합성 영상
    오늘날 남극 스웨이츠 빙하의 위성 관측 영상입니다. 얼음은 밝은 파란색으로 구분되도록 적외선과 가시광선 자료를 합성했습니다. 오르도비스기 장면이 아니라 육지의 큰 얼음을 이해하기 위한 비교 자료입니다. 출처: MODIS Land Rapid Response Team / NASA GSFC / Wikimedia Commons, 퍼블릭 도메인. 제공된 이미지는 수정하지 않았습니다.

    육지에 눈이 쌓이고 얼음으로 오래 남으면, 그만큼 물이 육지에 묶입니다. 그러면 전 세계 바닷물의 높이가 낮아질 수 있습니다. 해안의 물이 빠지는 모습을 크게 펼쳐 생각하면 쉽습니다. 다만 조수처럼 몇 시간 만에 되풀이되는 변화와는 시간 규모가 다릅니다.

    바닷물이 낮아지면 얕은 바다의 넓이와 환경도 바뀝니다. 바닥에 붙어 먹이를 걸러 먹던 동물에게는 살 곳이 줄어들 수 있습니다. 수온 변화도 부담이 되었을 것입니다. 그래서 냉각과 해수면 하강은 이 대멸종을 설명해 온 중요한 요인입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 전체 과정을 다 설명할 수 있는지는 여전히 연구하고 있습니다.

    물속에도 숨 쉴 산소가 필요합니다

    바다 동물에게는 물에 녹아 있는 산소도 중요합니다. 겉으로는 물이 가득한 바다라도 산소가 너무 적으면 살아가기 어려워집니다. 바닷물이 어떻게 순환하는지, 유기물이 얼마나 가라앉아 분해되는지에 따라 깊은 물의 산소 사정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스코틀랜드 돕스 린에서 나온 검은 셰일 속 클리마코그랍투스 필석 화석
    검은 암석에 남은 필석 화석입니다. 이 표본은 대멸종보다 앞선 오르도비스기 지층에서 나왔습니다. 검은색만 보고 당시 바다 전체의 산소 상태를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출처: James St. John / Wikimedia Commons, CC BY 2.0. 제공된 이미지는 수정하지 않았습니다.

    과학자들은 암석에 들어 있는 미량 원소와 같은 원소 안에서 질량이 다른 원자들의 비율을 분석합니다. 이런 화학적 흔적은 직접 볼 수 없는 옛 바닷물의 산소 상태를 짐작하는 단서가 됩니다. 물론 암석이 나중에 변했는지도 따져야 하므로, 여러 자료를 함께 비교합니다.

    2018년 연구는 캐나다 안티코스티섬의 석회암을 분석해 산소가 부족한 바다가 넓어졌을 가능성을 제시했습니다. 한편 2022년 연구는 산소 부족이 계속 같은 상태로 유지되었다기보다, 바다의 산소 조건이 빠르게 오르내린 점에 주목했습니다. 같은 사건을 연구하더라도 자료가 늘어나면 설명이 더 세밀해집니다.

    한 번의 추위로 끝난 이야기는 아닙니다

    이 대멸종은 흔히 두 차례의 큰 멸종 국면으로 설명합니다. 그렇다고 두 번의 하루짜리 재난이 있었다는 뜻은 아닙니다. 화석이 나타나고 사라지는 순서와 암석의 변화를 따라가며 구분한 지질학적 과정입니다. 각 변화의 정확한 시점과 원인 사이의 연결은 계속 검토하고 있습니다.

    오르도비스기와 실루리아기 경계 연구로 알려진 스코틀랜드 돕스 린의 현재 지형
    스코틀랜드 돕스 린의 오늘날 모습입니다. 이곳의 지층과 화석은 오르도비스기에서 실루리아기로 넘어가는 시간을 연구하는 자료가 됩니다. 출처: Jim Barton / Wikimedia Commons, CC BY-SA 2.0. 제공된 이미지는 수정하지 않았습니다.

    2024년 돕스 린 지층 연구에서도 초기 멸종 국면의 산소 조건 변화와 뒤이은 더 지속적인 산소 부족을 구분했습니다. 연구진은 냉각만을 멸종의 원인으로 보는 설명에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이 결과를 바다 모든 곳에 그대로 적용하기보다는 다른 지역 기록과 함께 비교해야 합니다.

    차가워진 물, 달라진 해수면, 산소가 부족하거나 빠르게 변한 환경이 어떤 순서로 겹쳤는지를 알아내는 일이 중요합니다. ‘동물들이 모두 얼어 죽었습니다’라는 한 문장으로 줄이면, 바닷속에서 실제로 벌어진 복잡한 변화를 놓치게 됩니다.

    스코틀랜드 돕스 린 협곡의 휘어진 암석층
    돕스 린 협곡의 휘어진 지층입니다. 오늘의 암석은 퇴적 뒤에도 변형되었습니다. 지층의 굽은 모양 자체가 대멸종의 증거라는 뜻은 아닙니다. 출처: Iain Lees / Wikimedia Commons, CC BY-SA 2.0. 제공된 이미지는 수정하지 않았습니다.

    대멸종이라고 해서 바다의 생명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닙니다. 살아남은 종류가 있었고, 그 후손들이 변화한 바다에서 이어졌습니다. 그러나 한 종이 사라지는 것은 그 동물 몇 마리가 없어지는 일보다 더 큰 손실입니다. 오랫동안 이어져 온 한 종류의 삶이 더는 계속되지 못하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돌 속의 작은 껍데기는 그 바다에 생명이 살았다는 흔적입니다. 여러 지층에서 화석의 종류가 바뀌는 모습은 그 삶이 얼마나 크게 흔들렸는지도 보여 줍니다. 오르도비스기 말의 바다를 들여다보면, 생명이 많다는 것과 그 생명이 계속 안전하다는 것은 서로 다른 문제라는 생각이 듭니다.

  • 바닷속에 생명들이 더 풍성해졌어요, 오르도비스기 이야기

    돌 표면에 조개 같은 무늬가 남아 있습니다. 옆에는 작은 나뭇가지처럼 갈라진 흔적도 보입니다. 얼핏 보면 평범한 돌이지만, 그 안에는 수억 년 전 바다에 살았던 동물들의 모습이 담겨 있습니다.

    캄브리아기를 지나 바다는 어떻게 달라졌을까요? 그 뒤에 이어지는 오르도비스기는 대략 4억 8천만 년 전부터 4억 4천만 년 전 사이입니다. 이 무렵에는 여러 바다 생물 무리에서 종류가 크게 늘어났습니다. 과학자들은 이 변화를 ‘오르도비스기 생물다양화 사건’이라고 부릅니다.

    이름은 어렵지만, 바닷속 이웃의 종류가 한층 많아진 시간이라고 생각하면 쉽습니다. 캄브리아기에 여러 동물의 큰 몸 구조가 드러났다면, 오르도비스기에는 다양한 무리 안에서 새로운 종류가 늘어나며 바다 생태계가 더욱 풍성해졌습니다. 어느 하루에 한꺼번에 일어난 변화는 아닙니다.

    조개 같은 동물과 작은 가지들이 살았습니다

    미국 켄터키 메이스빌 부근에서 발견된 후기 오르도비스기 완족동물 화석
    조개처럼 보이지만 완족동물이라는 다른 동물 무리입니다. 켄터키에서 발견된 후기 오르도비스기 표본입니다. 사진: Abyssal / Wikimedia Commons, 퍼블릭 도메인. 사진은 수정하지 않았습니다.

    사진 속 동물은 ‘완족동물’입니다. 두 장의 껍데기를 지녀 조개와 닮았지만, 우리가 먹는 조개와는 다른 무리입니다. 완족동물은 물속의 작은 먹이를 걸러 먹습니다. 오르도비스기 바닥에는 이런 동물들이 여러 종류로 살아갔습니다.

    지금의 미국 오하이오주와 켄터키주 일대도 당시에는 얕은 바다였던 곳이 있습니다. 이 지역 암석에서는 완족동물뿐 아니라 태형동물, 산호, 삼엽충, 바다나리 등 여러 동물의 화석이 함께 발견됩니다. 오하이오대학교의 연구용 화석 컬렉션도 이 바다의 다양한 동물들을 담고 있습니다.

    오하이오 아른하임층에서 나온 가지 모양의 후기 오르도비스기 태형동물 화석 군체
    작은 나뭇가지처럼 보이는 태형동물입니다. 부서진 화석 조각을 맞추어 복원한 실제 표본 사진입니다. 사진: James St. John / Wikimedia Commons, CC BY 2.0. 사진은 수정하지 않았습니다.

    가지처럼 보이는 것은 ‘태형동물’입니다. 식물처럼 보이지만 작은 동물들이 모여 사는 무리입니다. 겉면의 아주 작은 구멍 하나하나에는 개별 동물이 들어갈 공간이 있었습니다. 작은 동물들이 함께 만든 단단한 뼈대가 이렇게 화석으로 남았습니다.

    꽃처럼 생겨도 동물입니다

    켄터키 코프층 석회암에 남은 오르도비스기 바다나리의 줄기와 머리 부분 화석
    길게 뻗은 줄기와 솔처럼 보이는 부분을 찾아보세요. 후기 오르도비스기 바다나리 화석입니다. 사진: James St. John / Wikimedia Commons, CC BY 2.0. 사진은 수정하지 않았습니다.

    ‘바다나리’라는 이름을 들으면 물속에 피어난 꽃이 떠오릅니다. 실제로 줄기 위에 팔을 펼친 모습도 꽃과 닮았습니다. 하지만 바다나리는 불가사리와 같은 큰 무리에 속하는 동물입니다. 팔을 펼쳐 물속에 떠다니는 작은 먹이를 잡아 먹었습니다.

    바닥 가까이 붙어 사는 동물도 있고, 줄기로 몸을 들어 올려 물을 만나는 동물도 있었습니다. 같은 바다라도 먹이를 얻는 자리와 방법이 모두 같지는 않았습니다. 화석을 볼 때 모양뿐 아니라 ‘어디서 어떻게 먹이를 먹었을까’를 함께 생각하면 바다 풍경이 조금 더 또렷해집니다.

    유타 아이벡스 스프링스의 오르도비스기 테트라그랍투스 필석 화석
    돌 위에 그어진 선처럼 보이는 필석입니다. 작은 동물들이 함께 살았던 군체의 흔적입니다. 사진: James St. John / Wikimedia Commons, CC BY 2.0. 사진은 수정하지 않았습니다.

    바닥 위쪽의 물속으로 눈을 돌리면 ‘필석’이라는 동물도 만날 수 있습니다. 필석 가운데에는 바닷물에 떠서 살던 종류가 있었습니다. 사진 속 테트라그랍투스도 그런 무리입니다. 작은 동물들이 서로 이어진 집에서 함께 살았고, 그 집의 흔적이 돌 위에 가느다란 선처럼 남았습니다.

    필석은 암석의 시대를 비교하는 데도 도움이 됩니다. 종류가 빠르게 바뀌고 넓은 지역에 퍼진 경우가 많아, 어떤 필석이 나오는지를 살피면 서로 떨어진 지층의 시간을 맞추는 단서가 됩니다. 영국지질조사소의 필석 자료에서 실제 표본과 생활 모습을 더 살펴볼 수 있습니다.

    바다가 풍성해진 까닭은 무엇일까요?

    생물의 종류가 왜 이렇게 늘어났는지는 아직 연구하고 있습니다. 바닷물의 온도, 산소, 해류와 먹이 공급 같은 여러 조건을 함께 살펴야 합니다. 한 가지 이유만으로 모든 바다의 변화를 설명하기는 어렵습니다.

    2016년 연구는 오르도비스기 중기의 냉각과 생물다양화가 맞물렸다고 제안했습니다. 연구진은 바다 순환과 먹이 공급의 변화가 생물에게 새로운 생활 공간을 열어 주었을 가능성을 설명했습니다. 이것은 화석과 지구화학 자료를 바탕으로 한 해석이며, 원인이 모두 밝혀졌다는 뜻은 아닙니다. 또 바다가 차가워지기만 하면 생물이 무조건 많아진다는 뜻도 아닙니다.

    켄터키 코프층 석회암에 들어 있는 바다나리 줄기의 마디 화석
    작은 원반이 이어진 듯한 부분은 바다나리 줄기입니다. 단단한 돌 안에 옛 동물의 몸 조각이 남아 있습니다. 사진: James St. John / Wikimedia Commons, CC BY 2.0. 사진은 수정하지 않았습니다.

    화석은 당시 바다를 그대로 찍어 둔 사진은 아닙니다. 바다나리처럼 죽은 뒤 몸의 뼈대가 흩어지기 쉬운 동물도 있고, 단단한 부분만 남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래서 줄기 조각만 가득한 돌과 머리 부분까지 남은 돌은 서로 다른 보존 과정을 들려줍니다.

    조개 같은 껍데기, 작은 가지, 꽃처럼 펼친 팔, 물에 떠 있던 가느다란 군체까지. 오르도비스기의 바다는 서로 다른 모습과 생활 방식으로 채워져 갔습니다. 돌에 남은 작은 흔적을 하나씩 알아보면, 오래전 바다가 텅 빈 공간이 아니었다는 사실이 실감납니다.

    자료 더 보기: 오하이오대학교 등이 참여한 오르도비스기 생물 도감. 본문의 사진은 모두 실제 화석 표본을 촬영한 자료입니다. 각 사진 아래에 출처와 사용 조건을 표시했습니다.

  • 바닷속 동물들은 왜 갑자기 다양해졌을까요? 캄브리아기 대폭발

    눈이 다섯 개 달린 동물, 머리 앞에 긴 집게 같은 기관을 내민 동물, 몸에 비늘과 가시를 두른 동물. 상상 속 생물처럼 들리지만, 모두 아주 오래전 바다에서 살았던 생명들입니다. 돌에 남은 화석을 보면 지금의 바다와는 다른 풍경이 떠오릅니다.

    에디아카라기의 납작하고 부드러운 생명들을 지나 캄브리아기에 이르면, 화석 기록에서 동물들의 모습이 한층 다양해집니다. 이 큰 변화를 ‘캄브리아기 대폭발’이라고 부릅니다. 이름부터 요란하지만, 바닷속에서 무언가가 펑 터졌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돌에 남아 있는 오파비니아 레갈리스 화석
    오파비니아의 실제 화석 사진입니다. 살아 있을 때의 색깔이나 움직임까지 화석에 그대로 남아 있는 것은 아닙니다. 사진: Jstuby, Wikimedia Commons / 사진 원본과 출처 / 퍼블릭 도메인. 원본 그대로 사용했습니다.

    ‘대폭발’은 하루아침에 일어난 일이 아닙니다

    캄브리아기는 약 5억 3,900만 년 전에 시작한 지질시대입니다. 이때를 전후한 오랜 시간 동안 여러 동물 무리의 몸 구조가 다양해지고, 단단한 껍데기나 골격을 가진 생물의 흔적도 뚜렷해집니다. 지구의 긴 역사로 보면 빠른 변화였지만, 사람의 시간으로는 수백만 년 이상에 걸친 변화입니다.

    로열 온타리오 박물관의 설명도 ‘폭발’이 수백만 년에 걸쳐 일어났다는 점을 짚습니다. 생명이 이때 처음 생긴 것도 아니고, 모든 동물이 같은 날 등장한 것도 아닙니다. 앞선 시대부터 이어진 생명의 역사 위에 큰 변화가 쌓인 것입니다.

    몸통이 여러 마디로 나뉜 삼엽충 올레노이데스 세라투스 화석
    캄브리아기 삼엽충인 올레노이데스 세라투스입니다. 몸을 덮은 단단한 부분과 반복되는 몸통 마디가 보입니다. 사진: Claire H., Wikimedia Commons / 사진 원본과 출처 / CC BY-SA 2.0. 원본 그대로 사용했습니다.

    삼엽충처럼 단단한 몸 덮개를 가진 동물은 화석으로 남을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습니다. 그렇다고 껍데기 화석이 많아진 현상만으로 이 변화를 모두 설명할 수는 없습니다. 특별한 조건에서는 부드러운 몸도 보존되어, 겉모습이 전혀 다른 동물들이 함께 살았다는 사실을 보여 주기 때문입니다.

    다섯 개의 눈과 긴 주둥이를 가진 동물입니다

    오파비니아는 그 낯선 바다를 잘 보여 줍니다. 몸 앞쪽에는 눈이 다섯 개 있고, 길게 뻗은 기관의 끝에는 먹이를 붙잡는 데 쓰였을 것으로 보는 구조가 있습니다. 몸 양옆에는 반복되는 넓적한 부분이 있고, 뒤에는 꼬리 부채가 있습니다. 이름은 어렵지만, 몸의 특징을 하나씩 보면 왜 연구자들이 주목했는지 알 것 같습니다.

    박물관의 오파비니아 표본 연구 설명에 따르면 몸길이는 앞쪽의 긴 기관을 빼고 약 4.3~7cm입니다. 낯설게 생겼다고 해서 거대한 괴물은 아니었던 셈입니다. 다만 일부 몸 구조와 생활 방식에는 여전히 연구할 부분이 남아 있습니다.

    스미스소니언 박물관에 전시된 위왁시아 화석
    위왁시아 화석입니다. 몸을 덮던 비늘 같은 구조와 길게 뻗은 가시의 흔적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사진: Jstuby, Wikimedia Commons / 사진 원본과 출처 / 퍼블릭 도메인. 원본 그대로 사용했습니다.

    위왁시아는 또 다른 모습입니다. 로열 온타리오 박물관의 위왁시아 설명은 이 동물을 비늘 같은 구조와 가시로 덮인, 민달팽이처럼 생긴 생물로 소개합니다. 오늘날의 민달팽이와 같은 동물이라는 뜻은 아닙니다. 익숙한 모양에 빗대어 당시의 낯선 몸을 이해해 보는 것입니다.

    무서운 사냥꾼의 식단도 다시 살펴봅니다

    아노말로카리스도 빠질 수 없습니다. 몸 앞쪽의 가시 달린 부속지 때문에 오래전부터 강력한 사냥꾼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무시무시한 모습만 보고 무엇이든 부수어 먹었을 것이라고 단정하면, 실제 생활과 멀어질 수 있습니다.

    스미스소니언 소장 아노말로카리스 카나덴시스 화석 표본 USNM PAL 304036
    아노말로카리스 카나덴시스의 화석 표본입니다. 사진 한 장의 인상보다 여러 표본과 몸 구조 분석이 생활 방식을 알아내는 데 중요합니다. 사진: Han Zeng / Smithsonian, Wikimedia Commons / 사진 원본과 출처 / CC0 1.0. 원본 그대로 사용했습니다.

    2023년 연구에서는 아노말로카리스 카나덴시스의 앞쪽 부속지를 입체 모형으로 만들고, 먹이를 잡을 때 받는 힘과 물속에서의 움직임을 분석했습니다. 연구팀은 삼엽충처럼 단단한 먹이를 강하게 붙잡으면 부속지가 손상될 수 있으며, 부드러운 먹이를 빠르게 쫓는 생활에 더 알맞았을 가능성을 제시했습니다. 연구에 참여한 미국자연사박물관의 소개에서 이 해석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실제 사냥을 촬영한 기록은 없으므로, 이것은 몸의 구조를 바탕으로 검토한 연구 결과입니다. 같은 아노말로카리스라는 이름 아래에서도 종의 차이를 살펴야 합니다. 새로운 분석이 더해지면 우리가 그리는 옛 바다의 모습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산속의 돌에서 바다의 흔적을 읽습니다

    캐나다 포실 리지의 레이먼드 채석장과 주변 바위층
    버제스 셰일 화석 산지의 레이먼드 채석장입니다. 지금은 산속이지만, 이곳의 암석에는 옛 바다 생명의 흔적이 남아 있습니다. 사진: Smith609, Wikimedia Commons / 사진 원본과 출처 / CC BY-SA 3.0. 원본 그대로 사용했습니다.

    이런 생물을 알려 준 중요한 장소가 캐나다의 버제스 셰일입니다. 스미스소니언의 소장품 소개에서는 이곳 화석들이 부드러운 몸까지 드물게 보존해 당시 생물의 다양한 모습과 구조를 보여 준다고 설명합니다. 버제스 셰일은 캄브리아기의 한 시기를 담은 기록이지, ‘대폭발’의 첫날을 보여 주는 장소는 아닙니다.

    그렇다면 왜 동물들이 그렇게 다양해졌을까요? 산소를 비롯한 환경 조건, 몸을 만드는 발달 과정의 변화, 먹고 먹히는 관계와 경쟁 등이 함께 검토됩니다. 사냥하는 능력이 달라지면 피하거나 몸을 보호하는 방식에도 변화가 생길 수 있습니다. 다만 산소 하나, 포식자 하나만을 유일한 원인으로 정하기는 어렵습니다. 박물관이 정리한 여러 설명도 환경·발달·생태 관계를 나누어 살펴봅니다.

    다섯 개의 눈도, 긴 가시도 당시에는 살아가는 몸의 일부였을 것입니다. 우리에게 익숙하지 않다는 이유로 실패한 생명이라고 볼 수는 없습니다. 화석 속 작은 몸들을 살펴보면, 오늘날의 동물들로 이어지는 길 주변에 얼마나 여러 모습의 생명이 있었는지 생각하게 됩니다.

  • 나뭇잎 같은 생명들이 살았던 바다, 에디아카라 이야기

    바닷속에 나뭇잎 한 장이 놓여 있는 것 같습니다. 다른 돌에는 누군가 타원형 누빔 방석을 꾹 눌렀다 뗀 듯한 무늬가 남아 있습니다. 그런데 이것들은 나뭇잎도, 사람이 만든 무늬도 아닙니다. 5억 년도 더 지난 바다에서 살았던 생명들의 흔적입니다.

    지구를 뒤덮었던 큰 빙하기가 지나간 뒤의 이야기입니다. 그렇다고 얼음이 녹자마자 이런 생물이 한꺼번에 나타났다는 뜻은 아닙니다. 그 사이에도 아주 긴 시간이 흘렀습니다. 오늘은 돌에 남은 몇 가지 흔적을 보며, 우리가 아는 동물과는 사뭇 다른 바다 생명들을 만나 보려고 합니다.

    돌에 남아 있는 타원형 디킨소니아 화석의 반복 무늬
    디킨소니아 화석입니다. 가운데 선을 따라 반복되는 무늬가 눈에 들어옵니다. 사진: Verisimilus, Wikimedia Commons / 원본과 출처 / CC BY 2.5. 사진 변경 없음.

    바다 생명들의 모습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합니다

    이 시기의 이름은 에디아카라기입니다. 국제층서위원회의 지질연대표에서는 약 6억 3,500만 년 전부터 약 5억 3,880만 년 전까지로 나눕니다. 그중 후반부에는 눈으로 알아볼 수 있는 크기의 여러 생물이 화석 기록에 등장합니다. 작은 미생물만 상상하던 바다에, 납작한 몸과 잎사귀 같은 몸을 가진 생명들이 함께 보이기 시작하는 것입니다.

    이들을 묶어 에디아카라 생물군이라고 부릅니다. 이름이 조금 어렵지만, 당시 바다에 살았던 여러 생명의 모임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하나의 종이나 하나의 동물 가족을 뜻하는 말은 아닙니다. 모두가 오늘날의 어느 동물 무리에 속하는지도 아직 명확하지 않습니다.

    국립과천과학관의 잎사귀 모양 카르니아 화석 복제품
    카르니아 화석 복제품을 찍은 사진입니다. 실제 나뭇잎이 아니라, 옛 생물의 몸 형태를 보여 주는 전시물입니다. 사진: Kjoonlee, Wikimedia Commons / 원본과 출처 / CC BY 4.0. 사진 변경 없음.

    누빔 방석처럼 생긴 몸의 정체는 무엇일까요?

    디킨소니아는 특히 낯설게 생겼습니다. 화석을 보면 길쭉한 타원 안에 비슷한 무늬가 줄지어 있습니다. 겉모습만 보고는 지렁이인지, 다른 종류의 생물인지 쉽게 정하기 어렵습니다. 닮았다는 이유만으로 오늘날의 동물 이름표를 붙일 수는 없습니다.

    2018년 연구팀은 러시아 백해 지역의 약 5억 5,800만 년 전 디킨소니아 화석에 남은 지방 분자들을 분석했습니다. 동물과 관련된 콜레스테롤에서 유래한 분자 흔적이 중요한 단서가 되었습니다. 연구팀은 이를 디킨소니아가 동물이었다는 강한 증거로 해석했습니다. 연구를 수행한 호주국립대학교의 설명에서 이 과정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돌에 찍힌 모양뿐 아니라 아주 작은 화학 성분도 옛 생명의 정체를 알려 주는 셈입니다. 다만 “동물이라는 증거를 찾았다”는 말과 “어떤 동물의 조상인지 모두 알아냈다”는 말은 다릅니다. 동물들 사이에서 정확히 어디에 놓아야 할지는 계속 살펴야 할 문제입니다.

    서로 다른 크기의 디킨소니아 코스타타 화석 표본 여섯 패널
    디킨소니아 코스타타 표본을 비교한 연구 사진입니다. 검은 눈금 막대는 1cm입니다. 사진: Evans·Droser·Gehling (2017), PLOS ONE, Fig. 2 / 원본과 출처 / CC BY 4.0. 사진 변경 없음.

    화석 한 개만 보면 돌이 눌리거나 몸이 접히면서 생긴 흔적을 원래 모습으로 오해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여러 표본을 함께 보는 일이 필요합니다. 2017년 연구에서는 900개가 넘는 디킨소니아 코스타타 표본을 살펴보며 몸의 모양과 자라는 규칙을 조사했습니다. 타원형의 윤곽과 반복되는 구조가 어떻게 유지되는지가 연구의 중요한 부분이었습니다. 표본을 비교한 원문 연구에는 실제 사진과 측정 결과가 나와 있습니다.

    같은 바다에서도 먹는 방법은 달랐습니다

    이 생명들이 무엇을 먹었는지도 궁금합니다. 입이 잘 보이지 않는 화석 앞에서는 상상만으로 답을 정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연구자들은 몸 주변에 남은 흔적과 분자를 함께 살펴봅니다.

    벨기에 왕립자연과학연구소에 전시된 킴베렐라 표본
    킴베렐라의 몸 흔적을 보여 주는 전시 표본입니다. 디킨소니아와는 생김새가 다릅니다. 사진: Eduard Solà Vázquez (Esv), Wikimedia Commons / 원본과 출처 / CC BY 3.0. 사진 변경 없음.

    2022년 발표된 연구에서는 킴베렐라 화석에 남은 분자들을 분석해 먹이와 소화 방식에 접근했습니다. 연구팀은 킴베렐라가 입과 소화관을 이용해 먹이를 처리했으며, 바닥의 조류와 세균이 먹이가 되었다고 설명했습니다. 반면 디킨소니아는 같은 방식의 소화관 대신 몸을 통해 먹이를 흡수한 것으로 해석했습니다. 호주국립대학교의 해당 연구 소개에 두 생물의 차이가 설명되어 있습니다.

    그러니 당시 바다를 똑같이 생긴 생물들이 똑같은 방법으로 살아가는 곳으로 생각하면 곤란합니다. 몸의 생김새도, 먹이를 얻는 방법도 서로 달랐습니다. 아직 모르는 부분이 많지만, 그 차이를 하나씩 알아가는 중입니다.

    이탈리아 MUSE 과학관에 전시된 디킨소니아 복원 모형
    디킨소니아를 2배 크기로 만든 복원 모형의 사진입니다. 살아 있던 모습을 직접 촬영한 사진이 아니며, 세부 모습은 해석을 담고 있습니다. 사진: Matteo De Stefano/MUSE, Wikimedia Commons / 원본과 출처 / CC BY-SA 3.0. 사진 변경 없음.

    부드러운 몸은 보통 쉽게 썩고 사라집니다. 그런데 일부는 퇴적물에 묻히고 몸의 윤곽이 남으면서, 아주 오랜 시간이 지난 뒤에도 우리 눈앞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화석은 당시의 바다를 빠짐없이 찍은 사진첩이 아닙니다. 운 좋게 남은 몇 장의 기록에 더 가깝습니다.

    그래서 “지금까지 발견한 오래된 동물 화석”을 곧바로 “지구에서 맨 처음 태어난 동물”이라고 부를 수는 없습니다. 그보다 앞선 생명은 흔적을 남기지 못했거나 아직 발견되지 않았을 수 있습니다. 돌에 남은 납작한 무늬를 바라보면, 익숙한 동물의 모습만으로는 다 담을 수 없는 긴 생명의 시간이 느껴집니다.

  • 지구가 거대한 눈덩이가 되었던 때가 있었을까요?

    지구본에서 바다는 파랗게 보입니다. 그런데 그 파란 부분을 얼음이 넓게 덮었던 때가 있었다면 어땠을까요? 북극이나 남극만 추웠던 이야기가 아닙니다. 지구의 오랜 역사에는 적도 가까이까지 빙하가 내려왔음을 보여주는 흔적이 남아 있습니다.

    이런 극심한 추위를 설명하는 생각을 눈덩이 지구, 또는 스노볼 어스 가설이라고 부릅니다. 이름만 들으면 바닷속까지 통째로 얼어붙은 구슬이 떠오르지만, 연구에서 주로 따지는 것은 지표와 바다 표면의 얼음입니다. 얼음 아래 액체 상태의 바다가 남는 것과도 양립할 수 있습니다.

    북극 바다 위에 넓게 퍼져 있는 흰 해빙 조각
    오늘날 북극해의 해빙 사진입니다. 바다 표면을 덮는 얼음을 이해하기 위한 자료로, 고대 지구를 촬영한 장면은 아닙니다. 촬영: Eric Regehr / USFWS, Public Domain. 사진 출처

    공룡보다 훨씬 오래전의 추위입니다

    산소가 공기에 쌓이기 시작한 큰 전환은 약 24억 년 전 무렵이었습니다. 오늘 살펴볼 추위는 그보다 훨씬 뒤인 약 7억 2천만 년 전부터 6억 3천5백만 년 전 사이의 이야기입니다. 두 사건 사이에는 아주 긴 시간이 있습니다. 산소가 생긴 직후 지구가 곧바로 이렇게 얼었다는 뜻은 아닙니다.

    이 시기를 크라이오제니아기라고 부릅니다. 그 안에는 크게 두 차례의 심한 빙하기가 알려져 있습니다. 한겨울 몇 달을 견디는 정도와는 비교할 수 없는 긴 변화입니다. 당시에는 공룡도, 지금처럼 땅을 덮은 숲도 없었습니다.

    산 사이를 채우고 균열이 나 있는 셰퍼드 빙하의 역사 사진
    1913년에 촬영한 미국 몬태나의 셰퍼드 빙하입니다. 육지의 빙하 형태를 보여주는 비교 자료이며, 크라이오제니아기의 흔적 자체는 아닙니다. 촬영: W. C. Alden / USGS, Public Domain. 사진 출처

    얼음이 늘면 더 추워질 수 있습니다

    햇볕 아래에서 어두운 옷이 더 뜨겁게 느껴진 경험을 떠올려 보세요. 지표도 빛을 얼마나 흡수하고 되돌려 보내는지에 따라 받는 열이 달라집니다. 눈과 얼음은 어두운 바다보다 햇빛을 많이 반사합니다.

    추워져서 얼음이 넓어지면 지구가 흡수하는 햇빛이 줄고, 그러면 더 추워져 얼음이 다시 넓어질 수 있습니다. 서로를 밀어 주는 이런 과정을 얼음과 햇빛 반사의 되먹임이라고 설명합니다. 다만 이것만으로 모든 시작 원인이 밝혀진 것은 아닙니다. 대륙의 위치, 바닷물의 흐름, 온실가스의 양 같은 조건도 함께 살펴야 합니다. 얼음의 반사와 고대 기후 모형에 관한 설명

    지나간 빙하는 바위에 흔적을 남깁니다

    빙하는 가만히 놓인 얼음덩어리가 아닙니다. 천천히 움직이며 돌과 흙을 운반하고, 바닥의 암석을 긁기도 합니다. 얼음이 사라진 뒤에는 긁힌 자국이나 운반된 퇴적물이 남을 수 있습니다. 바위가 오래전 풍경의 일부를 기억하는 셈입니다.

    빙하가 지나가면서 암석 표면에 남긴 길쭉한 긁힌 자국
    빙하가 남기는 긁힌 자국의 실제 모습입니다. 고대 눈덩이 지구의 증거를 직접 촬영한 사진이 아니라, 흔적이 생기는 방식을 이해하기 위한 자료입니다. 제공: USGS, Public Domain. 사진 출처

    고대의 극심한 빙하기를 연구할 때는 이런 빙하 퇴적물뿐 아니라 암석 속 자성의 방향도 함께 살핍니다. 그 방향은 암석이 형성될 당시의 위도를 추정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따뜻했을 법한 낮은 위도에 빙하가 있었다는 해석이 눈덩이 지구 논의의 중요한 출발점입니다. 하나의 자국만 보고 지구 전체가 얼었다고 결론 내리는 것은 아닙니다.

    모든 바다가 빈틈없이 덮였을까요?

    여기에는 아직 논의가 남아 있습니다. 바다 표면이 거의 전부 얼음에 덮였다는 설명도 있고, 일부 지역에는 열린 물이 남았다는 설명도 있습니다. 어느 시기와 지역을 살펴보는지, 모형에 어떤 조건을 넣는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2026년에 발표된 한 연구는 약 7억 1천7백만 년 전부터 6억 6천만 년 전 무렵의 긴 빙하기 안에서도, 매우 추운 상태와 따뜻한 상태가 반복됐을 가능성을 제시했습니다. 기후와 탄소 순환을 함께 계산한 결과입니다. 오래 추웠다는 기록을 한 번도 녹지 않은 얼음으로만 해석할 필요는 없다는 제안이지만, 이것을 확정된 당시 풍경으로 받아들여서는 안 됩니다. 2026년 연구진의 설명과 논문 링크

    북극 해안 평야 앞의 바다와 해빙
    오늘날 북극 해안의 해빙입니다. 얼음과 물의 분포를 생각해 보기 위한 비교 사진이며, 고대에 열린 바다가 얼마나 있었는지를 증명하는 사진은 아닙니다. 제공: USFWS, Public Domain. 사진 출처

    생명이 이 추위를 어떻게 견뎠는지도 중요한 질문입니다. 2019년의 한 연구는 빙하 아래에서 나온 산소를 포함한 녹은 물이 일부 바다에 생명체의 서식 공간을 유지했을 가능성을 제시했습니다. 철질 퇴적물의 화학적 단서를 이용한 해석입니다. 모든 바다가 살기 좋았다는 뜻은 아니며, 제한된 장소가 생명의 피난처가 되었을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빙하 아래 녹은 물과 생존 환경에 관한 연구

    얼음을 녹이는 데도 긴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추운 시기에도 지구 내부의 활동이 모두 멈추지는 않습니다. 화산과 지구 내부에서 나오는 이산화탄소가 공기에 쌓이면 온실효과가 강해질 수 있습니다. 얼음이 물러나는 과정을 설명하는 중요한 생각 중 하나입니다.

    물론 화산이 한 번 터져 얼음을 단번에 녹였다는 뜻은 아닙니다. 이산화탄소가 공급되는 속도와 암석의 풍화로 제거되는 속도를 긴 시간에 걸쳐 함께 봐야 합니다. 앞서 소개한 2026년 연구도 이 두 과정의 균형이 달라지면서 얼고 녹는 변화가 반복됐을 가능성을 살폈습니다.

    하와이 킬라우에아 분화구에서 올라오는 화산 가스 기둥
    2008년 하와이 킬라우에아의 화산 가스입니다. 기둥에는 수증기와 여러 가스, 미세 입자가 섞여 있으며 이산화탄소 자체가 하얗게 보이는 것은 아닙니다. 고대 해빙 과정을 촬영한 장면은 아닙니다. 제공: USGS, Public Domain. 사진 출처

    눈덩이 지구를 알아갈수록 “얼마나 추웠을까”만큼이나 “그 속에서 생명이 어떻게 이어졌을까”가 궁금해집니다. 오래된 암석과 작은 생명의 흔적은 그 질문에 조금씩 답을 보탭니다. 지금의 푸른 바다가 늘 같은 모습으로 이어진 것은 아니라는 사실도 새삼 느끼게 됩니다.

  • 지구의 공기에는 어떻게 산소가 생겼을까요?

    숨을 크게 들이마셔 보세요. 눈에 보이지 않는 공기가 들어오고, 그 안의 산소가 우리 몸에서 쓰입니다. 너무 익숙해서 잊기 쉽지만, 지구의 공기가 처음부터 지금 같았던 것은 아닙니다.

    바다가 생기고 작은 생명들이 살아가기 시작한 뒤에도, 공기 중에는 우리가 호흡에 사용하는 산소 분자, 즉 O₂가 아주 적었습니다. 생명이 먼저 자리 잡고, 오랜 시간이 흐른 뒤 공기의 모습까지 바뀐 셈입니다. 그 변화의 중심에는 커다란 숲이 아니라 눈에 잘 보이지 않는 미생물이 있었습니다.

    위성에서 관측한 물 위의 청록색 시아노박테리아 분포
    오늘날 시아노박테리아가 퍼진 모습을 위성으로 관측한 영상입니다. 고대 바다를 촬영한 사진은 아닙니다. 제공: NASA, USGS 자료 페이지. 사진 출처

    아주 작은 생명이 햇빛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시아노박테리아는 햇빛을 이용해 살아가는 세균입니다. 이름은 낯설지만, 물속에서 광합성을 하는 작은 생물이라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우리가 흔히 부르는 남세균이 바로 이 무리입니다.

    이들은 빛의 에너지로 물과 이산화탄소를 이용해 몸에 필요한 유기물을 만들고, 그 과정에서 산소를 내놓습니다. 잎이 있는 나무가 나타나기 훨씬 전에도, 미생물이 이런 일을 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다만 광합성이라고 모두 산소를 만드는 것은 아닙니다. 산소를 내놓지 않는 방식의 광합성도 있어서 둘을 구분해야 합니다.

    현미경으로 관찰한 현대 시아노박테리아 군체와 주변의 작은 세균
    현미경으로 들여다본 오늘날의 시아노박테리아 군체입니다. 형광을 이용한 관찰 사진으로, 맨눈에 보이는 색과는 다릅니다. 고대 미생물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는 자료는 아닙니다. 촬영: Barry Rosen / USGS, Public Domain. 사진 출처

    언제 처음 산소를 만드는 광합성이 시작됐는지는 아직 연구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오래된 암석에는 단서가 남아 있지만, 그 단서를 만든 생물과 당시 환경을 정확히 알아내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날부터 산소가 생겼습니다”처럼 하나의 날짜로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산소가 생겨도 공기에 바로 쌓이지는 않았습니다

    수도꼭지를 틀어도 배수구가 열려 있으면 물이 쉽게 고이지 않습니다. 산소도 만들어지는 양만큼 공기에 남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바닷물과 암석 속의 여러 물질이 산소와 반응하면서 산소를 소비했기 때문입니다. 이 비유에서 배수구는 하나의 장소가 아니라, 산소를 없애는 여러 반응을 뜻합니다.

    철은 그 이야기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오늘날 철이 산소와 반응해 녹이 생기는 것처럼, 고대 바다에 녹아 있던 철도 산화되면서 물에 잘 녹지 않는 물질로 바뀔 수 있었습니다. 이런 물질이 바닥에 쌓인 기록을 오래된 암석에서 살펴볼 수 있습니다.

    붉은 층과 어두운 층이 번갈아 나타나는 미네소타 줄무늬 철질 암석
    약 26억 9천만 년 전 형성된 미네소타의 줄무늬 철질 암석입니다. 오래된 바다의 화학 변화를 살펴보는 자료 중 하나입니다. 촬영: James St. John, CC BY 2.0 / USGS 자료 페이지. 사진 출처

    그렇다고 줄무늬 철질 암석 하나만 보고 당시 공기 중 산소의 양을 곧바로 알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철을 산화시키는 과정에는 여러 가능성이 있습니다. 과학자들은 서로 다른 암석의 성분과 나이를 함께 비교하며 과거의 환경을 추적합니다.

    약 24억 년 전, 공기의 변화가 뚜렷해졌습니다

    지구 역사에서 공기 중 산소가 지속적으로 늘어나기 시작한 큰 전환을 대산화 사건이라고 부릅니다. 대략 24억 년 전 무렵의 변화로 설명하지만, 연구에서 다루는 시작과 끝의 범위는 조금씩 다릅니다. 이름에 “사건”이 들어가도 어느 날 갑자기 세상이 뒤집힌 일은 아닙니다. 오랜 시간에 걸쳐 진행된 변화입니다.

    그보다 앞선 시기의 암석에서도 일부 바다에 산소가 있었음을 보여주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바다의 어떤 곳에 산소가 있는 것과, 지구 전체의 대기에 산소가 계속 남는 것은 다른 이야기입니다. 얕은 바다에서 시작된 변화가 공기의 큰 변화로 이어지기까지는 여러 조건이 맞아야 했습니다. 관련 연구 소개와 원논문 링크

    현미경에서 보이는 실 모양의 현대 시아노박테리아 Aphanizomenon
    실처럼 이어진 오늘날의 시아노박테리아입니다. 작은 생물도 여러 형태로 살아갑니다. 고대 바다의 생물을 직접 촬영한 사진은 아닙니다. 촬영: Barry H. Rosen / USGS, Public Domain. 사진 출처

    여기서 기억할 점은 산소가 늘기 시작했다고 바로 지금처럼 숨 쉬기 좋은 공기가 된 것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이후에도 산소의 양은 긴 시간에 걸쳐 달라졌습니다. 암석의 화학 성분과 계산 모형을 이용해 당시 산소 수준을 추정하지만, 정확한 양에는 불확실성이 남아 있습니다. 고대 대기 산소 수준을 다룬 연구

    바다의 작은 생명은 지금도 산소를 만듭니다

    이 이야기를 먼 옛날 일로만 생각할 필요는 없습니다. 지금도 바다의 식물성 플랑크톤과 광합성을 하는 세균들이 산소를 만듭니다. 오늘날 지구에서 일어나는 산소 생산의 대략 절반은 바다에서 이루어지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다만 “바다가 산소를 만들었다”와 “그 산소가 전부 공기에 더해졌다”는 같은 뜻이 아닙니다. 바다의 생물도 호흡하고, 죽은 생물이 분해될 때도 산소가 쓰입니다. 생산과 소비를 함께 봐야 합니다. 지금 우리가 들이마시는 공기의 산소에는 아주 긴 시간 동안 쌓여 온 역사가 담겨 있습니다. 바다의 산소 생산과 소비에 관한 자료

    현미경으로 관찰한 방사형으로 뻗은 현대 시아노박테리아 군체
    오늘날 호수에서 채집해 관찰한 시아노박테리아입니다. 사진 속 생물을 고대의 산소 생산자와 같은 종으로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촬영: Viviana Mazzei / USGS, Public Domain. 사진 출처

    눈에 잘 보이지 않는 생명이 공기의 역사를 바꿨다는 사실이 인상적입니다. 한 번의 숨에는 지금 주변의 나무와 바다뿐 아니라, 오래전 물속에서 살아가던 작은 생명들의 흔적도 이어져 있습니다. 익숙한 공기가 조금 다르게 느껴지는 이유입니다.

  • 지구의 첫 생명은 어떤 흔적을 남겼을까요?

    바다가 생긴 뒤의 지구를 떠올리면 어떤 풍경이 보이시나요? 물고기가 헤엄치거나 해변에 풀이 자라는 모습이 먼저 생각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주 오래된 지구에서 찾아야 할 생명의 흔적은 훨씬 작습니다. 눈으로는 잘 보이지 않는 미생물과, 그 미생물들이 남긴 암석 속 무늬입니다.

    아주 오래된 얕은 바다와 층이 쌓인 미생물 구조를 표현한 AI 상상도
    오래전 얕은 물가의 미생물 세계를 떠올려 본 AI 상상도입니다. 바다의 색과 화산, 조명은 시각적 연출이며 특정 장소나 생명의 탄생 순간을 복원한 사진은 아닙니다.

    그렇다고 바다가 생기자마자 생명도 곧바로 태어났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물이 머물 수 있는 환경과 생명이 실제로 살아간 환경은 서로 다른 질문입니다. 그 사이에서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알아보려면, 살아 있는 것이 어떻게 시작됐을지 생각하는 일과 오래된 증거를 찾는 일을 함께 해야 합니다.

    처음에는 아주 작은 생명들의 세계였습니다

    초기 생명을 이야기할 때 중심이 되는 것은 미생물입니다. 미생물은 이름 그대로 아주 작은 생물입니다. 몸집이 작아도 주변 물질을 이용하고, 자신을 유지하고, 자손을 남기는 일은 생명에게 중요합니다. 다만 오늘날 볼 수 있는 세균의 모습이 최초 생명과 똑같았다고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최초의 생물이 어떤 구조였는지, 그보다 앞선 단계가 어땠는지는 아직 풀리지 않은 문제입니다.

    광물 알갱이 사이에 모인 단순한 미생물과 얇은 막을 확대한 AI 개념도
    작은 미생물들이 모여 얇은 막을 이루는 모습을 크게 표현한 AI 개념도입니다. 실제 현미경 사진이 아니며 최초 생물의 모양을 확정한 그림도 아닙니다. 색과 크기는 이해를 돕기 위한 연출입니다.

    아주 오래된 생명의 기록을 살펴보면 하나의 생물이 혼자 남긴 흔적보다 여러 미생물이 함께 살았던 자리가 중요한 단서가 되기도 합니다. 물가에 얇은 미생물 막이 생기고 그 위에 작은 퇴적물이 붙거나 광물이 쌓이면, 시간이 흐르면서 층이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 이런 층이 겹겹이 남은 구조 가운데 대표적인 것이 스트로마톨라이트입니다.

    작은 생명은 돌에 겹겹이 흔적을 남겼습니다

    스트로마톨라이트라는 이름은 조금 길지만, 사진 속 줄무늬를 보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얇은 종이를 여러 장 포개 놓은 것처럼 층이 이어져 있습니다. 미생물의 몸이 그대로 커다란 돌이 된다는 뜻은 아닙니다. 미생물의 활동과 퇴적물, 광물이 함께 만들어 낸 구조가 암석으로 남은 것입니다.

    서호주 필바라 스트로마톨라이트의 겹겹이 굽은 내부 층을 보여 주는 실제 암석 사진
    겹겹이 이어진 층을 자세히 살펴볼 수 있는 서호주 필바라 스트로마톨라이트의 실제 사진입니다. 출처: NASA/JPL-Caltech. 원본 사진과 설명

    호주 서부의 드레서 지층에는 약 35억 년 전 미생물 활동을 살펴볼 수 있는 스트로마톨라이트가 있습니다. 2019년 연구에서는 지표에서 풍화된 부분 아래의 암석을 조사해, 광물 속 유기물과 미생물 막의 잔해로 해석되는 가느다란 흔적을 함께 분석했습니다. 줄무늬 모양만 보는 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무엇으로 이루어졌는지도 확인한 것입니다. Baumgartner 등, 2019년 원 연구

    호주에서 촬영한 약 35억 년 된 스트로마톨라이트 암석의 실제 사진
    USGS가 약 35억 년 된 스트로마톨라이트로 소개한 호주의 실제 암석 사진입니다. 오래전 생명의 흔적을 오늘날의 암석에서 찾습니다. 사진: Beatriz Ribeiro da Luz / USGS, Public Domain. 사진 출처

    여기서 한 가지를 조심해야 합니다. 층이 있는 돌이라고 모두 생명의 흔적은 아닙니다. 생물이 없어도 비슷한 모양이 생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연구자들은 층의 모양뿐 아니라 주변 지층, 광물, 화학 성분을 함께 살펴봅니다. 오래된 돌을 읽는 일은 낡은 일기장에서 글자가 남은 부분과 번진 부분을 구별하는 일과 닮았습니다. NASA의 생명 흔적 조사 설명

    생명이 시작된 곳은 아직 찾고 있습니다

    생명의 출발점을 찾는 연구에서는 깊은 바다의 열수 분출구와 육지의 온천 같은 장소를 살펴봅니다. 물, 광물, 에너지가 만나는 환경이기 때문입니다. 바닷속 열수 분출구는 틈으로 들어간 바닷물이 지하의 열에 데워졌다가 다시 나오는 곳입니다. 오늘날 그 주변에는 화학 반응에서 얻는 에너지를 이용하는 미생물과 그에 기대어 살아가는 생물들이 있습니다. 햇빛이 없는 곳에도 생태계가 이어질 수 있다는 실제 사례입니다. NOAA의 열수 분출구 설명

    검은 분출물이 올라오고 동물들이 붙어 있는 오늘날 바닷속 열수 분출구 실제 사진
    오늘날 열수 분출구의 실제 탐사 사진입니다. 주변의 새우와 게 등은 현재의 생물이며 초기 지구의 동물이라는 뜻은 아닙니다. 검게 보이는 것은 광물 입자를 포함한 분출물입니다. 출처: NOAA Ocean Exploration, 2016 Deepwater Exploration of the Marianas. 사진 출처

    육지의 뜨거운 물가에서도 오래된 단서를 찾았습니다. 2017년 연구는 약 34억 8천만 년 전 드레서 지층의 일부 퇴적물을 온천 환경으로 해석하고, 그곳에서 미생물 활동의 흔적을 보고했습니다. 이것은 당시 그런 환경에서 생명이 살았을 가능성을 뒷받침합니다. 하지만 바로 그곳에서 최초 생명이 탄생했다는 증명은 아닙니다. 살아간 장소를 찾는 것과 맨 처음 시작된 장소를 찾는 것은 다릅니다. Djokic 등, 2017년 원 연구

    오래된 흔적과 생명의 생일은 다릅니다

    약 35억 년 전의 생명 흔적을 찾았다는 말은 생명이 꼭 35억 년 전에 처음 시작됐다는 뜻이 아닙니다. 그보다 먼저 살았던 생물이 있었더라도 흔적이 남지 않았거나 아직 발견하지 못했을 수 있습니다. 더 오래된 암석에서 생명의 흔적이라고 제안된 발견들도 있지만, 암석의 나이와 흔적이 만들어진 원인을 두고 검토가 이어집니다. 최초 생명의 날짜와 장소를 한 문장으로 확정하기 어려운 이유입니다. Dodd 등, 2017년 오래된 열수 퇴적물 연구

    그래서 오래된 지구의 생명을 볼 때는 두 질문을 나누어 생각하면 좋겠습니다. “이곳에서 생명이 살았을까요?”와 “이곳에서 생명이 처음 시작됐을까요?”입니다. 첫 질문에 도움이 되는 증거가 두 번째 질문의 답까지 모두 알려주지는 않습니다.

    생명의 역사를 생각하면 커다란 동물이 먼저 떠오르지만, 아주 오래된 기록은 작은 생명들이 함께 살던 자리로 우리를 데려갑니다. 암석 속 얇은 층과 가느다란 흔적이 남아 있다는 사실이 신기합니다. 작은 미생물의 자취를 하나씩 확인하는 일이, 우리가 살아 있는 지구를 이해하는 데 이렇게 큰 역할을 합니다.

  • 지구의 첫 바다는 어떻게 생겼을까요?

    바닷가에 서면 끝없이 펼쳐진 물이 먼저 눈에 들어옵니다. 파도가 밀려오고 돌아가는 모습을 보면 바다는 늘 그 자리에 있었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지구에도 바다가 없던 때가 있었습니다. 뜨거운 암석으로 이루어진 지구에 어떻게 이렇게 많은 물이 모였을까요?

    DSCOVR 위성이 촬영한 바다와 구름으로 덮인 오늘날의 지구
    오늘날의 지구를 찍은 실제 위성 사진입니다. 2015년 7월 6일 DSCOVR의 EPIC 관측 자료로 만든 영상이며, 초기 지구의 모습은 아닙니다. 출처: NASA / DSCOVR EPIC team. 원본과 설명

    물은 처음에 어디에 있었을까요?

    초기 지구의 물을 생각할 때는 두 가지를 나누어 보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하나는 물을 이루는 재료가 어디에서 왔느냐는 질문이고, 다른 하나는 그 물이 어떻게 지표에 모였느냐는 질문입니다.

    지구를 만든 물질과 이후 지구에 들어온 작은 천체들은 물의 기원을 알아보는 중요한 연구 대상입니다. 물이 얼마나 들어왔고 어떤 경로가 더 큰 역할을 했는지는 계속 연구하고 있습니다. 혜성 하나가 날아와 바다를 한꺼번에 채웠다고 생각하면 실제 과정을 너무 간단하게 보는 셈입니다. NASA의 물의 기원 설명

    지구 내부에도 물을 이루는 성분이 있었습니다. 뜨거운 암석에서 빠져나온 수증기와 여러 기체가 대기에 더해졌고, 지구가 식으면서 물이 지표에 머물 수 있는 조건도 달라졌습니다.

    초기 지구의 화산과 뜨거운 암석에서 수증기가 나오는 장면을 그린 AI 상상도
    뜨거운 초기 지구에서 기체가 빠져나오는 과정을 표현한 AI 상상도입니다. 색감과 조명은 이해를 돕기 위한 시각적 연출이며 실제 사진이 아닙니다.

    식어가는 지구에 비가 내렸습니다

    주전자에서 나온 수증기가 차가운 뚜껑에 닿으면 물방울이 맺힙니다. 수증기가 식어 액체 물로 바뀌는 모습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예입니다. 지구에서도 냉각은 물이 모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표면과 대기의 조건이 달라지면서 수증기가 물방울로 바뀌고 비로 내려 지표의 낮은 곳에 모일 수 있었습니다. 물이 흘러들고 다시 증발하는 과정 속에서 바다가 자리 잡아 갔습니다. 물론 행성의 변화가 주전자처럼 단순하지는 않습니다. 대기의 압력과 성분, 내부에서 올라오는 열도 함께 영향을 주었습니다. NOAA의 바다 형성 설명

    비가 내리는 검은 암석 지형의 낮은 곳에 초기 바다가 모이는 AI 상상도
    비와 냉각으로 지표에 물이 모이는 과정을 표현한 AI 상상도입니다. 당시의 해안 모양과 하늘을 정확히 복원한 사진은 아닙니다.

    여기서 “처음 비가 내린 날이 언제였을까?”라는 궁금증이 생깁니다. 하지만 바다의 시작을 달력의 날짜처럼 딱 잘라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아주 오래된 지구의 기록은 많이 사라졌고, 남아 있는 단서도 조심스럽게 해석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작은 결정이 아주 오래된 물을 알려줍니다

    서호주 잭힐스에서 발견된 지르콘이라는 광물에는 약 44억 년 전 만들어진 작은 결정이 있습니다. 지구가 태어난 뒤 비교적 이른 시기의 흔적입니다. 주변 암석이 변하고 닳아 없어지는 동안에도 일부 결정은 오래전 정보를 간직했습니다.

    NASA ASTER가 관측한 서호주 잭힐스 지역의 실제 위성 영상
    오래된 지르콘이 발견된 서호주 잭힐스 일대의 실제 위성 영상입니다. 2004년 ASTER 관측 자료이며 색상은 관측 자료를 표현한 것입니다. 광물 자체의 사진은 아닙니다. 출처: NASA/GSFC/METI/ERSDAC/JAROS 및 U.S./Japan ASTER Science Team. 원본과 설명

    연구자들은 결정의 나이와 화학적 특징을 살펴 당시 암석이 물의 영향을 받았는지 추적합니다. 잭힐스 지르콘의 분석은 아주 이른 지구에도 액체 물이 존재할 수 있었음을 시사합니다. 지구가 처음부터 오랫동안 온통 끓는 암석으로만 덮여 있었다는 그림을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단서입니다. NASA의 지르콘 연구 해설

    다만 작은 결정 하나가 당시 바다의 넓이와 깊이를 모두 알려주는 것은 아닙니다. 약 44억 년 전 물의 흔적이 있다는 것과, 지금 같은 바다가 그때 완성됐다는 말은 다릅니다. 바다가 시작된 시기를 이야기할 때 이런 차이를 함께 기억하면 좋겠습니다.

    첫 바다는 지금의 바다와 달랐을 것입니다

    오늘날 바다에는 대륙의 해안선과 섬, 산호초와 수많은 생물이 있습니다. 처음 물이 모이던 지구에 지금의 지도를 그대로 펼쳐 놓을 수는 없습니다. 암석과 지형, 대기와 바닷물은 긴 시간 동안 계속 변해 왔습니다.

    오늘날 바다의 수면을 담은 NOAA의 실제 사진
    오늘날의 바다를 담은 실제 사진입니다. 최초의 바다를 찍은 사진은 아니며 현재 바다와 비교하기 위해 넣었습니다. 출처: NOAA National Ocean Service. 사진과 설명

    바다의 탄생을 살펴보면 물이 있다는 사실만큼, 물이 머물 수 있는 환경이 있다는 사실도 중요하게 느껴집니다. 뜨거웠던 지구가 열을 잃고, 수증기가 물방울이 되고, 낮은 땅에 물이 모이는 변화가 이어졌습니다.

    지금 눈앞의 파도는 익숙하지만, 그 물을 담고 있는 지구의 역사는 참 오래됐습니다. 바다를 바라보며 그 시작을 떠올리면 평범해 보이던 풍경도 조금 다르게 보입니다.

  • 뜨거웠던 지구에 어떻게 단단한 땅이 생겼을까요?

    발밑에 있는 돌을 하나 떠올려 봅니다. 손으로 만지면 단단하고, 햇볕을 오래 받지 않았다면 차갑게 느껴집니다. 그런데 우리가 딛고 있는 이 땅도 처음부터 단단했던 것은 아닙니다. 아주 오래전 지구에는 암석이 녹아 흐를 만큼 뜨거웠던 시간이 있습니다.

    그런 지구에 어떻게 땅이 생겼을까요? 뜨거운 암석이 조금씩 식으면서 단단한 표면이 만들어졌습니다. 지금은 너무나 당연하게 느껴지는 땅에도, 이렇게 긴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마그마와 냉각된 암석이 표면을 덮은 초기 지구 상상도
    뜨거운 초기 지구의 모습을 표현한 과학적 상상도입니다. AI로 제작했으며 실제 사진은 아닙니다.

    어린 지구는 왜 그렇게 뜨거웠을까요?

    지구가 만들어질 때는 크고 작은 돌과 먼지가 서로 부딪치며 모였습니다. 이때 충돌의 에너지가 열로 바뀌었습니다. 지구 안에서는 무거운 물질이 중심으로 가라앉으며 열을 만들었고, 일부 방사성 원소도 조금씩 변하면서 열을 내놓았습니다.

    달의 탄생을 설명하는 거대 충돌 가설에서는 커다란 천체가 어린 지구와 부딪쳤다고 봅니다. 이런 충돌 역시 지구를 아주 뜨겁게 만들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과학자들은 초기 지구에 녹은 암석이 넓게 펼쳐진 ‘마그마 바다’가 있었을 가능성을 연구합니다. 이름에 바다가 들어가지만, 우리가 아는 물의 바다와는 다릅니다. 아주 뜨거워서 녹아 버린 암석의 바다입니다. 얼마나 깊었는지, 얼마나 오래 이어졌는지는 아직 연구하고 있습니다. NASA의 설명 보기

    킬라우에아 용암호에서 굳은 표면 위로 흘러드는 뜨거운 용암
    2021년 하와이 킬라우에아의 실제 사진. 굳은 용암 표면 위로 새 용암이 흐릅니다. 초기 지구의 사진이 아니라 암석의 냉각과 재가열을 이해하기 위한 오늘날의 모습입니다. 사진: USGS / J. Schmith, Public Domain. 사진 출처

    뜨거운 암석에도 단단한 겉면이 생깁니다

    뜨거운 음식도 시간이 지나면 식습니다. 지구도 열을 우주로 내보내면서 조금씩 식었습니다. 물론 지구는 음식보다 훨씬 크고 복잡합니다. 안쪽에서는 열이 올라오고, 바깥쪽에서는 열이 빠져나가기 때문입니다.

    녹은 암석이 식으면 그 안에 작은 광물 결정이 생깁니다. 결정들이 자라고 모이면서 단단한 암석이 됩니다. 오늘날 화산의 용암에서도 비슷한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붉게 빛나는 용암의 겉면이 식으면 검은 암석으로 바뀝니다.

    이 모습은 어린 지구가 식는 과정을 상상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다만 작은 용암호와 지구 전체가 똑같이 식는 것은 아닙니다. 지구를 둘러싼 대기와 내부의 움직임도 영향을 줍니다.

    지구 바깥쪽에 생긴 암석층을 지각이라고 부릅니다. 우리가 걷는 땅도 이 지각의 일부입니다. 하지만 처음 생긴 지각이 곧바로 지금의 넓은 대륙이나 높은 산이 된 것은 아닙니다.

    녹은 암석이 식어 최초의 지각을 형성하는 초기 지구 상상도
    녹은 암석이 식으며 고체 표면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표현한 과학적 상상도입니다. AI로 제작했으며 아주 오래전 지구의 모습을 이해하도록 그린 그림입니다.

    처음 생긴 땅도 여러 번 바뀌었습니다

    겉면이 단단해졌다고 해서 지구 전체가 차갑게 식은 것은 아닙니다. 안쪽에는 여전히 많은 열이 남아 있었습니다. 화산에서 뜨거운 물질이 올라오거나 다른 천체가 부딪치면, 새로 생긴 암석이 다시 녹거나 부서질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초기 지구를 한 번 굳으면 그대로 끝나는 모습으로 생각하기는 어렵습니다. 어떤 곳은 식고, 다른 곳은 다시 뜨거워지면서 표면이 계속 달라졌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1919년 할레마우마우 용암호와 기울어진 고체 용암 표면의 파노라마 사진
    1919년 12월 11일 할레마우마우 용암호의 실제 파노라마 사진. 굳은 용암 표면과 용암호가 함께 보입니다. 초기 지구를 직접 촬영한 사진은 아닙니다. 사진: USGS / T.A. Jaggar, Public Domain. 사진 출처

    작은 돌 속에 아주 오래된 이야기가 들어 있습니다

    그렇다면 과학자들은 그 먼 옛날의 일을 어떻게 알아낼까요? 중요한 실마리 중 하나는 암석 속에 남은 작은 광물입니다.

    호주 서쪽의 잭힐스라는 곳에서는 아주 오래된 지르콘 결정이 발견됐습니다. 그중 일부는 약 44억 년 전에 만들어졌습니다. 지구의 어린 시절을 기억하는 작은 조각인 셈입니다. 지르콘을 조사한 연구 보기

    과학자들은 이 결정의 나이와 성분을 살펴봅니다. 이를 통해 어떤 환경에서 암석이 만들어졌는지, 물의 영향을 받았는지 알아봅니다. 연구 결과는 초기 지구의 일부 지역에 생각보다 일찍 단단한 암석과 액체 물이 있을 수 있었음을 보여줍니다.

    다만 작은 결정 하나가 당시 지구 전체의 모습을 모두 알려주는 것은 아닙니다. 퍼즐 조각 하나로 그림 전체를 알 수 없는 것처럼, 여러 증거를 함께 살펴봐야 합니다. NASA의 오래된 결정 이야기 보기

    우리 발밑의 땅은 긴 시간을 지나왔습니다

    처음 생긴 암석층이 오늘날의 대륙이 되기까지는 많은 변화가 필요했습니다. 암석은 다시 녹고 굳었으며, 물과 지구 내부의 움직임도 영향을 주었습니다. 그 과정을 거치며 여러 종류의 암석이 만들어졌습니다.

    넓은 대륙이 정확히 어떻게 자라났는지, 지금처럼 지구 표면의 판들이 움직이기 시작한 때는 언제인지 아직 연구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오래된 암석을 조사하면서 새로운 실마리도 찾고 있습니다. 오래된 대륙 암석 연구 보기

    길가의 돌이나 산책길의 바위가 평범하게 보일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돌을 이루는 물질에는 지구가 식고 변해 온 긴 시간이 담겨 있습니다. 단단한 땅 위에서 걷는 일도, 생각해 보면 아주 오래된 지구의 이야기와 이어져 있습니다.